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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술 전문가가 마침내 세계와 겨룰 명주를 만들기 위해 선택한 재료는 오미자였다. 패스포트, 썸씽스페셜, 윈저12, 윈저17, 골든 블루… 27년 동안 동양맥주에서 한국 위스키 시장의 거의 모든 술에 관여해, 업계에서 그를 모르면 간첩이라 불릴 만큼 주류 역사의 산 증인이 된 이종기(李鍾基•62) 오미나라 대표. 오랜세월 한국 술 문화 발전에 기여한 그는 지금 독립군이 된 심정으로 명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의 술 만드는 흥과 열정, 그리고 잃어버린 술 문화 를 되살리고자 하는 고군분투의 이야기.
2017-11-30
우리의 미술품 시장은 화랑과 경매 회사로 양분되어 있다. 물론 작가가 직접 개인적으로 판매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개인전 기간에도 작가는 화랑을 통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형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미술품은 그리거나 만드는 예술인의 정신세계가 투영되기에, 각각의 개성이 다르고 장르가 다르므로 공산품이나 생필품처럼 쉽게 살 수가 없다. 제아무리 저명한 작가의 예술품도 내 보기에 탐탁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여 작가가 서명한 미술품에는 나름 독창적인 예술세계가 집약돼 있으므로 오랜 시간 작품과 교감할 필요가 있다.
2017-11-30
픽사 애니메이션 30주년 특별전 일정 8월 8일까지 장소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토이 스토리>, <니모를 찾아서>, <인사이드 아웃> 등 독창적인 애니메이션 영화로 사랑받아온 픽사(Pixar, 미국 애니메이션 영화 스튜디오)의 30주년 기념 특별 전시다. 제작 과정에 쓰인 스케치, 스토리보드, 컬러 스크립트, 캐릭터 모형 조각 등 약 500여 점을 각 영화별로 전시했다. 정지된 이미지들이 빠르게 회전하면서 움직이는 듯한 착시 효과를 일으키는 ‘토이 스토리 조이트로프(zoetrope)’와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을 담은 ‘아트 스케
2017-11-30
“<라이파이>는 좋았어. 너무 신비스럽고 재밌으니까. 아홉 살 때 봤는데, 지금 봐도 재밌어. 김산호 작가는 나와는 띠동갑인데 대단한 분이야.” 진심에서 나오는 우리나라 최초의 슈퍼히어로 만화인 <라이파이>에 대한 거듭된 찬사. 현재까지 이어지는 자신의 추억에 대한 감탄을 전하는 ‘<라이파이> 동호회 회장’이자 시사만화계의 전설인 박재동(朴在東•65) 화백의 모습에는 세월을 고스란히 관통해온 천진함이 느껴졌다. 그 자신이 만화가이지만 그 누구보다도 만화를 많이 읽으며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다운 모습이었다.
2017-11-30
한 극장이 오랜 세월 명맥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지금까지 힘없는 연극인들은 도시 개발, 상권 확장에 쉽게 자리를 내줘야 했다. 기억 속으로 사라진 극장만도 헤아릴 수 없는 요즘, 부산의 가마골소극장이 다시 문을 열었다. 소극장의 옛 추억을 간직한 시니어 세대와 무대를 지키고 싶은 젊은 연극인의 꿈이 담겨 있는 공간 가마골 소극장에 다녀왔다.
2017-11-30
올해로 120주년이 되는 대한제국 선포(1897년)를 기 념하며 대한제국 시기를 모티브로 덕수궁이라는 역 사적 공간에 조형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강애란, 권민 호, 김진희, 양방언, 오재우, 이진준, 임수식, 장민승, 정연두 등 한국 작가 9명의 작품 9점이 덕수궁 내에 전시된다. 덕수궁 대한문부터 그동안 일반인에게 한 번도 공개 되지 않았던 함녕전 앞 행각까지 전시는 관람객들의 입장 동선에 따라 이어진다. 특히 함녕전 앞 행각에서 는 오재우의 VR 작품 <몽중몽(夢中夢)>을 행각 내부 에서 누워 체험할 수 있다. 9월부터 11월
2017-11-30
전남 구례 하면 화엄사(華嚴寺)가 떠오르는 것은 필자가 근 반세기 전 찾아갔던 기억에서 비롯 한다. 당시 천년고찰 화엄사를 감싸듯 둘러싼 뒷산이 폭설 속에서 온통 은백색의 아름다운 나라 를 펼쳤었다. 그 하얀 세상에서 거대 각황전(覺皇殿)이 당당하게 우뚝 서 있었던 모습을 생각하면 언제든 아름답게 다가온다. 웅장한 목조 건물, 그리고 ‘단청(丹靑)하지 않은 無’의 아름다움이 주변 은백색 세계와 어울린 자태에 특히 매료되었었다. 아주 별난 아름다움의 세계를 본 것이다. 오래전 화엄사에 갔다가 경내 안쪽에 자리한 구층암(九層庵)을 보
2017-11-29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멀위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 요즘 ‘청산별곡’을 부르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꿈꾸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지난해 귀농•귀촌한 사람도 50만 명에 달한다. 자연과 농촌, 어촌, 산촌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높아진 관심이 TV 화면 속으로 옮겨졌다. 자연•자연인 열풍이 TV를 강타하고 있다.
2017-11-28
언제부턴가 TV를 틀면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부르는 젊은 댄스 보컬 그룹들이 자주 보였다. 바로 10대 스타 ‘아이돌’이다. 이제 단순한인기를 넘어 우상화되고 있는 아이돌의 팬들은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들의 문화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아이돌의 시초라 할 수 있는 ‘H.O.T.’부터 최근 방송을 통해 국민투표로 뽑힌 ‘Wanna One(워너원)’까지 아이돌 팬덤 문화 변천사를 들여다보자.
2017-11-28
정유년인 올해는 정유재란(1597.1~1598.12) 발발 420주년이다. 임진왜란으로부터는 427주년. 임진왜란이 치욕의 역사였다면, 정유재란은 왜군이 충남 이북에 발도 못 붙인 구국승전의 역사다. 그 전적지는 진주, 남원, 직산 등 삼남지방 곳곳에 있지만 옛 자취는 찾기 어렵다. 뚜렷한 자취가 남아 있는 곳은 왜군이 남해안을 중심으로 농성하던 성터들이다. 주로 경남 중동부 해안에 밀집한 왜성 터들도 오랜 세월 허물어지고 지워져 갈수록 희미해져간다. 왜성이라는 이유로 사적지 지정이 해제된 탓이다. 근래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그 중요
2017-11-28
말하자면, 그때도 “오빠 믿제, 한잔해?”라는 말이 있었다는 뜻이다. 2천여 년 전, 고구려 건국 전 이다. 주인공은 천제의 아들 해모수와 하백(河伯)의 딸 유화 부인이다.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구삼국사>의 기록을 따라간다. 하백에게는 세 딸이 있었다. 유화,훤화, 위화다. 이들이 강가에서 놀다가 해모수를 만난다. 청춘 남녀가 만났다. 게다가 ‘천제의 아들’과 ‘강물의 신’의 세 딸이다. 잘나가는 집안의 ‘엄친아’다. 스토리가 뻔하다. “유화가 술에 취해 해모수와 통정을 했다”는 거다. 예나 지금이나 ‘술이 웬수’다. 아마
2017-11-28
필자가 화가 케테 콜비츠(Käthe Koll witz, 1867~1945)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지인이 얼마 전 독일 언론 매체에 실린 케테 콜비츠 탄생 150주년과 관련한 칼럼을 보내왔다. ‘반전(反戰) 화가’이자 ‘인권 화가’인 케테 콜비츠의 출생 연도가 1867년에다 생일이 7월 8일이라 적절한 시기에 그녀를 재조명한 것이다.
2017-11-28
가산 이효석(可山 李孝石)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주 무대로 알려진 강원도 평창군 봉평. 이효석의 고향이기도 한 봉평은 매년 가을이 찾아오면 메밀꽃이 활짝 펴 수만 평의 메밀밭을 하얗게 물들인다. 한때 수입산 메밀에 밀려 사라질 위기도 있었지만 2002년 ‘이효석 문학관’이 개관되면서 다시 한 번 더 흐드러지게 그 꽃을 피우게 됐다.
2017-11-28
저는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씀드린다면 안 마시는 것이 아니라 못 먹습니다. 대체로 제 이러한 태도에 대한 반응은 그 까닭이 종교적인 데 있으리라는 짐작으로 채색됩니다. 그래서 때로 저는 뜻 밖에도 힘들게 순수를 유지하는 경건한 사람이 됩니다. 그러나 때로는 그 짐작이 저를 겨냥하는 것을 넘어 제가 속한 종교와 그 교조와 그 종교의 신에 대한격한 비난을 수반하기 도 합니다. 저 때문에 특정한 종교의 2000년 역사와 문화가 한꺼번에 처참하게 모욕을 당합니다. 그런데 어느 편이든 그것이 제 ‘사정’에 대한 정확한 인식은 아닙
2017-11-28
<논어>를 보면, 수많은 공자의 제자가 나오지만 그중 재여(宰予)만큼 특이한 인물은 없다. <논어>를 읽어보면 공자가 제자에 대해 험담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나의 예외가 있는데, 그게 바로 ‘후목분장(朽木糞牆)’의 일화에 나오는 예다. 재여가 낮잠을 자자, “썩은 나무는 조각을 할 수 없고, 썩은 담장에는 칠을 할 수 없다”와 같은 심한 말로 나무라는 장면이 나온다. 왜 성인(聖人)인 공자가 이런 심한 말을 했을까? 자세한 내막은 알 길이 없지만, <논어>를 살펴보면 약간의 유추를 할 수 있다.
2017-11-28
사람이 가잘 절절한 아픔을 느낄 때는 바로 사랑하던 사람을 잃은 순간이 아닐까? 옛날 중국에서는 엄격한 유교적 전통이 살아있어 남녀 간의 사랑을 드러내는 것을 천시했다. 그러나 아내가 죽었을 경우만큼은 그 절절한 심정을 마음껏 표현할 수가 있었는데, 이를 도 망시(悼亡詩)라 불렀다. 이 도망시의 원조인 시가 바 로 서진(西晉)시대 반악(潘岳)의 <도망시> 3수다. 반 악은 자가 안인(安仁)으로, 서진시대 육기(陸機)와 더 불어 쌍벽을 이룬 최고의 문인이었다. 중국 역사상 가장 빼어난 미남으로 보통 두 사람을 꼽 는데, 한 사람은
2017-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