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이기에 더 잘할 수 있어요, 50+그린뉴딜 전문인력 장선하 님
50+인턴십을 통해 본캐와 부캐로 살아가는 법 잡(Job)아보기!
2021년 서울50+인턴십 참여자 인터뷰
50+그린뉴딜 전문인력 ┃은평 집수리지원센터 장선하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날마다 새롭게’란 뜻의 이 한자성어는 장선하 인턴의 인생 단어이다. 오래된 집을 효율적으로 수리하기 위해 늘 새로운 사람과 상황을 접하며 멋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50플러스, 은평 집수리지원센터의 장선하 인턴(51세)을 만나보자.
* 본 인터뷰는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여 안전하게 진행하였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본인 소개 부탁드려요.
반갑습니다. 은평 집수리지원센터에서 인턴으로 근무 중인 장선하입니다.
현재 근무 중인 기관을 소개해주세요.
은평 집수리지원센터는 서울시도시재생지원센터 주택사업단(중앙 집수리지원센터)에 소속된 지역 집수리지원센터에요. 서울시 내 노후주택의 주거환경 개선을 목표로 만든 기관이며, 중앙 집수리지원센터 외에 다섯 개 자치구(강북, 관악, 서대문, 은평, 중랑)에서 운영 중입니다. 업무의 범위를 포괄적으로 설명하자면, 노후 주택의 집수리 필요성과 장점을 알리고, 집수리를 원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상담 및 교육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요. 특히 ‘서울가꿈주택사업’의 일환으로 은평구 내 노후 주택에 대한 집수리 비용을 보조해주고 체계적으로 집수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운영하는 기관입니다.
현재 은평 집수리센터에서 어떤 업무를 수행 중이신가요?
집수리 코디네이터로서 사무실 안팎의 일을 두루 수행하고 있어요. 가장 주된 업무는 상담 및 민원처리인데요. 수리가 필요한 노후 주택을 효율적으로 수리하기 위한 상담, 실제 집수리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도움(공구대여, 시공비 지원 등)을 주는 다양한 업무를 수행합니다. 현장실사 업무도 병행하는데요. 사무실 방문이 어려운 분들을 위해 노후 주택을 직접 방문하여 현장을 점검하고 집수리 상담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현재 하시는 업무와 관련된 업무 경력 혹은 경험이 있으신가요? 지원 계기가 궁금합니다.
상담 및 서류를 다루는 일은 익숙해요. 5년여 간 보험설계사로 일했고, 이후론 조경 관련 회사에서 일반사무직으로 근무했어요. 회사 재정 악화로 퇴직한 후에 서울시 공공 일자리에 지원하여 일하였는데, 그 당시 공공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많이 생겼죠. 제가 가진 능력으로 작게나마 지역사회에 기여한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50+인턴십의 다양한 활동기관과 영역 중 그린뉴딜 전문인력 사업에 지원한 이유이기도 해요.
말씀하신 것처럼 그린뉴딜 전문인력 사업을 통해 인턴활동을 하고 계시는데요. ‘그린뉴딜‘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과 궁금함을 가지고 계실 것 같은데 현장에서 활동하시면서 알게 된 그린뉴딜의 개념이나 업무와의 연관성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어려운 질문이지만 제가 아는 범위에서 열심히 설명해볼게요(웃음). 그린 뉴딜은 쉽게 말해 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되는 녹색 성장을 뜻해요. 그린 뉴딜에 대한 개념을 단순히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이 아닌, 지속할 수 있는 발전을 위한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그러한 광각적인 접근으로 바라볼 때 도시 공간 속 주거환경 인프라의 녹색 전환은 필수죠. 집수리지원센터의 주요 업무는 ‘집’이라는 건축물의 생애주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보다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기에 그린뉴딜의 개념과 맞닿아있다고 생각해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나요? ‘50+그린뉴딜 전문인력’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중압감이 있을 것 같아요.
기관의 사업내용과 그 취지를 이해하는 것, 담당 업무에 대한 경력, 이 두 가지가 요구되는 것 같아요. 저는 어린 시절 꿈이 인테리어 디자이너였기에 주택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개인적으로 공부를 했던 게 도움이 됐어요. 또 앞서 이야기 드린 것처럼 공공일자리에 참여하며 공공서비스에 대한 이해도와 열정이 있었죠. 현재 제가 은평 집수리지원센터에서 인턴으로서 담당하는 상담과 민원처리 업무는 과거에 제가 근무한 경력과 연계되어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도시재생과 하우징 설계에 대한 보다 해박한 전문 지식이 필요할 때가 있어요. 특히 현장점검을 다닐 때 ‘이 부분에 대한 전문성이 더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하는 아쉬움을 느낄 때가 있어 틈틈이 서울시 집수리닷컴의 공정 관련 동영상을 보며 공부하고 있답니다.
업무 수행 중 가장 보람을 느끼거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신지요?
제가 근무하는 은평구는 서울시에서 상대적으로 개발이 지체된 지역이에요. 여름에는 물이 새고 겨울에는 추운 열악한 주거환경에 노출된 노후 주택들이 많죠. 또 오래된 집의 거주민은 대부분 노년층이에요. 그러다보니 집수리가 꼭 필요한데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몰라 노후 주택의 불편함 속에서 지내시던 어르신들이 집수리 지원을 통해 개선된 공간에서 생활하시는 모습을 볼 때 정말 보람차죠.
.
업무를 수행하면서 ‘나이’에 한계를 느끼시거나 50+인턴으로서 어려움을 느끼신 적이 있으셨는지 궁금해요.
다행히도 없어요. 오히려 50+이기에 더 어울리는 업무가 있다는 것을 깨달아 자신감을 얻은 편이에요. 앞서 언급한 것처럼 3-40년 이상 된 노후주택에는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세요. 어르신들을 상담할 때 공감대 형성이나 이해도 면에도 지금 저의 나이가 더 적합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어요. 또 저보다 더 연령이 높으신 어르신들은 온라인상의 정보 접근이나 복잡한 행정 업무를 낯설어하세요. 저 또한 공감 가는 부분이기에 어르신들에게 더 도움을 드리고자 적극적으로 업무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50+이기에 더 잘할 수 있는 업무가 있다는 답변이 새롭네요. 50+인턴십 참여 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 혹은 성취는 무엇인가요?
저의 관심사가 확장되었다는 거예요. 원래 주택디자인에 관심이 많았지만, 예전에는 개별 주택에만 국한된 관심이었다면, 집수리센터에서 일하며 그 주택을 품고 있는 마을 전체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었어요. 오래된 담장을 수리하고 외벽발수페인팅을 칠하는 것만으로도 공간이 화사해지고 거주민의 삶의 질이 향상하는 것을 보며 공공디자인과 재화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관련한 공부를 해볼까 계획 중에 있고요. 나이가 들면 활동의 제약으로 관심사도 제한된다고 하던데, 저는 새로운 일 경험을 통해 또 다른 관심사와 배움의 의지가 생긴 것이 가장 큰 성취라고 생각해요.
대화 주제를 넓혀 50+세대의 일과 삶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지속적으로 일하는 삶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자아실현을 위한 고민, 고민 해결을 위한 행동력. 이 두 가지 아닐까요? 저에겐 사회초년생인 두 아들이 있는데요. 그 아이들이 한참 사춘기이던 시절에 저는 이런 생각을 했어요. ‘우리 애들은 인생의 1막을 준비하는 사춘기이고, 나는 인생의 2막을 준비하는 사춘기구나’ 사춘기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진로잖아요. ‘내 꿈은 뭐지’ ‘나는 뭐 할 때 행복하고 가슴이 뛰지’ ‘나는 뭘 잘하지’ 등등. 저는 인생 2막의 사춘기때부터 저 자신한테 이 질문을 끊임없이 하며 제가 잘하는 것을 찾아보기 위해 도서관에서 책도 읽고, 조금이라도 관심 가는 분야가 생기면 교육 프로그램을 찾아 직접 배웠어요. 이런 고민과 실천의 과정으로 제가 찾은 답이 지금의 제 업무와 맞닿아있기에 일을 정말 즐겁게 할 수 있는 것 같고요. 일이라는 것은 결국 자기고민과 개발을 통한 성취이기에 자아실현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실천이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양질의 실버 일자리, 혹은 시니어에게 필요한 일자리는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이미 고령사회로 접어든 만큼 시니어 계층도 다양해요. 그렇기에 시니어들이 일해야 하는 이유도 모두 다르리라 생각하고요. 자기부양능력이 있는 시니어들과 생계유지가 목적인 시니어들이 일을 동일하게 접근할 순 없잖아요. 이러한 부분들을 고려하여 시니어들이 진입할 수 있는 일자리의 영역과 형태가 더 다양하게 제시되었으면 좋겠어요.
활발하게 일하는 50+세대로서 중장년층에게 공유하고 싶은 선생님만의 지혜는 무엇인가요?
‘본캐와 부캐로 살아가기’에요. 서울50+인턴십이 파트타임과 풀타임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처럼 50+일자리는 인생 전반기에 해왔던 주된 일자리와 다르게 선택적 근로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는 특징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단 얘기인데요. 저 같은 경우도 주중에는 집수리센터 코디네이터로, 주말에는 유아숲지도사로 일하고 있어요. 한 직장에 올인해야 하는 청장년층보다 시간적 여유가 많은 시니어들이 본캐와 부캐를 활용하기 더욱 적합하다 생각해요. 제2의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50+세대들이 적극적으로 자기개발을 하여 다양한 곳에서 자신의 능력을 펼치는 인생을 산다면 좋겠어요.
꾸준한 자기개발이 지금의 선생님 모습을 만들었단 생각이 들어요. 지속적으로 배우고 일할 수 있는 선생님만의 원동력이 무엇인가요.
가족들, 특히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인생을 준비하고 살아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제가 매 순간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인 것 같아요. 부모의 가장 큰 교육은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회초년생인 제 아이들에겐 그 나이대의 고민과 힘듦이 있을거예요. 부모인 제가 백 마디의 말로 위로하는 것 보다 나이가 든 부모도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50+인턴십 이후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선생님의 제 2인생의 최종 목표를 알려주세요.
10월에 은평 집수리지원센터에서의 인턴으로서 업무는 끝나지만 관련된 일을 지속적으로 하고 싶기 때문에 여러 활동에 지원해 볼 예정이에요. 연내에 조경기능사를 취득한 후 ‘시민정원사’로 활동하며 집수리와 마을디자인과 관련된 공부에 도전할 예정입니다. 제 삶의 최종 목표는 평생 배움의 즐거움을 누리며 사는 것인데요. 특히 공간, 정원, 숲 세 가지 키워드를 중점으로 지속적으로 배우고 일하며 저를 업그레이드 시키고 싶어요.
인터뷰 기획·진행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일자리사업본부
인터뷰·글 윤혜성
사진 김태은
50+그린뉴딜 전문인력 사업 운영 서울시50플러스재단 사업개발팀
* 서울50+인턴십 현장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전달하기 위해 참여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글의 내용이 모든 사업 참여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며,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입장과도 다를 수 있습니다.
서울50+(뉴딜)인턴십
50+세대가 새로운 분야에서 일을 배우는 동시에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인생 2막 새로운 커리어를 개척할 기회를, 기업에는 50+세대 전문 인력과 함께 일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입니다.
파트타임형과 풀타임형으로 운영되며, 2021년에는 9개 세부사업에 300여 명의 50+인턴이 선발되어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