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이 시기에만 맛볼 수 있거나, 지금 가장 맛있는 제철 음식을 찾아 먹는 즐거움은 꽤 크다. 풍성한 먹을거리가 가득한 가을, 맛과 영양을 한 번에 누릴 수 있는 가을 제철 요리로 환절기 건강을 챙겨보자.
가을을 알리는 대표 식재료, 전어회
집 나간 며느리도 그 냄새와 맛에 돌아온다는 전어는 가을 제철 식재료로 빼놓을 수 없다. 요즘 나오는 것은 햇전어로 10월과 11월이 제철이다. 전어는 겨울에 남쪽 바다로 내려가 있다가 4월 즈음 연안에 붙기 시작해 7월까지 산란을 한다. 산란한 뒤 가을에 살이 오르고, 지방질이 높아져 고소하고 맛이 좋다. 전어 뼈에는 칼슘 함량이 높아 면역력과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되어 뼈째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구워 먹지만, 전어를 뼈째 썰어 상추, 깻잎, 배 등의 야채를 넣고 초고추장에 무쳐 먹는 전어회무침은 간단하게 전어의 영양을 고스란히 섭취할 수 있는 요리다.
가을 추(秋)하면 생각나는, 추어탕
대표 국민 보양식인 추어탕이 가장 맛있는 계절은 가을이다. 가을에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미꾸라지가 많이 잡힌다. 추어탕은 고단백질 식품으로 세균 저항력을 높여주고, 호흡기 점막도 튼튼하게 하는 비타민A가 다량 함유되어 있다. 또한, 미꾸라지의 지방은 불포화지방산이고 점액 물질인 뮤신은 위장을 보호해주며 소화에 도움을 준다. 미꾸라지를 뼈째 갈아서 조리하는 추어탕은 칼슘 함량이 높아 칼슘 섭취가 필요한 중장년층에게 특히 좋다. 추어탕을 끓이기 전, 싱싱한 미꾸라지를 비닐봉지나 오목한 그릇에 담고 소금을 적당량 뿌려준 후 뚜껑을 덮어 해감한다. 이후 소쿠리에 미꾸라지를 쏟고 흐르는 물에 불순물을 깨끗이 씻어준다. 세척한 미꾸라지를 푹 삶은 뒤 갈아서 된장과 시래기, 쌀뜨물, 들깻가루 등을 넣어 걸쭉하게 끓이면 된다. 먹기 전에 추어탕에 후춧가루나 산초가루를 넣고 먹으면 비린 맛도 잡아주고, 깊은 감칠맛이 배가 된다.
달큰함과 고소함의 진수, 대하구이
대하는 이름 그대로 몸집이 큰 새우다. 봄에 서해 얕은 바다로 나와 산란을 하는데 다 자란 대하는 남서풍이 부는 가을에 더 깊은 바다로 나간다. 가을철 대하는 살이 통통하게 올라 입안 가득 달달하고 고소한 풍미를 맛볼 수 있다.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몸을 따뜻하게 하는 성분이 있어 쌀쌀해질 때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칼슘과 타우린이 풍부해 고혈압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대하는 양배추와 함께 먹으면 대하에 부족한 비타민C와 섬유소를 보충할 수 있다. 몸이 투명하고 윤기가 나며 껍질이 단단한 대하를 선택해 버터를 팬에 너히고 편 마늘을 넣어 소금과 후추를 뿌려 완성하는 대하갈릭버터구이, 바삭하고 고소해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요리로 추천한다.
쌉싸래하면서 고소한, 도토리 무침
9~12월이 제철인 도토리는 <동의보감>에 의하면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쓰고 떫으나 독이 없으며 장과 위 건강을 좋게 한다. 때문에 한의학에서는 소화 장애나 부종, 치질, 피부질환 등을 치료하는 약재로 사용하고 있다. 도토리의 떫은 맛을 내는 타닌 성분은 소화 촉진을 돕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는데 설사를 멈추는 효능이 있지만 많이 먹으면 변비를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도토리 껍질을 벗겨 곱게 갈아낸 다음 물에 여러 번 우린 뒤 말리면 떫은 맛이 없어진다. 도토리묵을 만들 때는 한 방향으로만 젓는 것이 중요. 1시간 가량 젓다가 뚜껑을 닫고 다시 1시간 정도 뜸 들인다. 잘 쑨 도토리묵을 판에 붓고 실온에서 식히면 탱글탱글한 도토리묵을 만들 수 있다. 도토리 묵은 오이와 풋고추, 갖은 야채 등을 썰어 간장과 고춧가루 등 갖은 양념에 버무려 먹으면 도토리 특유의 쌉쌀한 맛과 양념이 어우러진 가을 별미가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