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잘 마무리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웰다잉’ 강사 강병권(71·사진)씨는 8살 되던 해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다. 그의 어머니는 2014년 몸이 불편에 찾은 병원에서 암 판정을 받은 뒤 한 달여 만에 숨을 거뒀다. 기억도 어렴풋한 아버지와 달리 어머니는 임종을 앞두고 짧은 시간이나마 함께했지만, 이미 몸이 쇠약해진 뒤라 ‘함께 살던 곳에 가보고 싶다’는 소원은 끝내 들어드리지 못했다. 부모의 죽음을 접하며 그는 ‘삶의 마무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갑작스럽게 당하는 이별’이 아닌 ‘준비한 이별’이 모두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2018년부터 ‘웰다잉’을 공부해 올해로 벌써 5년째 강사로 활동 중인 강 씨를 라이프점프가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 본사에서 만났다.
강병권 웰다잉 강사가 노인복지관에서 강의하고 있다. / 사진 제공 = 강병권
“직업보다 사회 활동으로 여겨야”
그는 강사로 활동하는 지금 행복하다. “한 분야의 전문성을 토대로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점이 최고 매력”이라고 말하는 강 씨는 인생 2막으로 강사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급함’을 덜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직업으로 여기는 순간 강의가 없을 때 불안하고 괴로워진다”며 “사회 ‘활동’으로 생각하고 요청이 들어올 때 ‘봉사’라고 생각하는 느긋함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웰다잉 강사의 경우 최근 경로관과 복지관, 노인 대학 등의 수요가 많다고 귀띔했다.
중장년 사이에 유행했던 ‘998834’라는 말이 있다.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3일 앓고 죽자(죽을 사·死)란 뜻으로 호상(好喪)의 대명사로 일컬어졌다. 강씨의 생각은 정반대다. 그는 “건강하던 사람이 갑자기 아파 죽는다면 자기는 물론 가족도 미처 준비할 수 없는, 교통사고사와 다를 바 없다”며 “이별을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웰다잉의 저변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