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일하고 휴식하라’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워케이션 안내서
나는 산으로 출근, 바다로 퇴근한다.
노트북과 스마트폰, 와이파이만 있다면 세계 어디든 일터가 되는 시대. 도심 속 정해진 일상에서 과감히 벗어나 일과 휴가를 병행하는 워케이션은 새로운 일의 방식이자 라이프스타일이다. 메마른 일상에 생기를 더해줄 워케이션을 향해 산과 바다로 지금 떠나라!
오전 9시 해변가 산책 후 출근, 점심 식사 후 요가 클래스, 오후 4시 퇴근 후에는 근처 로컬 맛집으로 향한다. 일과 삶의 완벽한 밸런스, 기분 좋은 상상은 워케이션으로 현실이 된다.
어느 때보다 길고 뜨거울 것이라 예고된 올 여름. 일과 여행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워케이션이 주목받는다.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인 워케이션은 재택근무나 원격 근무처럼 단순히 물리적 차이를 넘어 업무와 휴가 모두를 병행할 수 있는 새로운 근무 방식이다.
특히 직장인과 달리 자율적으로 챙겨야 하는 휴가, 스케줄의 유동성, 비고정적으로 맡는 일거리 등 일과 삶의 경계가 흐릿한 디지털 노마드에게 워케이션은 업무와 휴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 된다.
새로운 공간에서의 근무를 통해 일상 속 활력을 불어넣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새로운 일터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교류하며, 퇴근 후 여행할 수 있다는 장점의 워케이션은 특히MZ 세대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단 2~3일의 짧은 일정도 좋다. 익숙한 곳에서 벗어나 생경한 공간과 편안한 자연환경에서 일은 더 빨리 잘되고 스트레스도 덜하다. 도시로부터 고립되어 온전하게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소중한 시간은 덤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워케이션 열풍
기업은 직원의 복지제도 방안으로 워케이션을 적극 활용하고, 소멸 위기에 처한 지자체는 생활 인구 확보 차원의 워케이션 기업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한 달 살기 성지인 제주도의 경우 국내 IT 및 스타트업 기업들 사이에서 워케이션 선호 지역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시 차원에서 워케이션 거점 센터를 구축한 부산시, 그 밖의 국내 대표 관광 지역들이 워케이션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산과 바다가 있는 지역을 비롯해 국립공원 한 달 살기, 한옥 스테이 등 자신의 취향에 따라 선택의 폭이 넓으며, 전문가의 교육과 함께하는 워케이션처럼 업무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만날 수 있다.
서울에서 일하는 근로자라면 ‘2023 서울기업 워케이션 프로젝트’를 눈여겨보자. 서울경제진흥원(SBA)이 지난해에 이어 서울 소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023년 서울기업 워케이션 프로젝트’ 참여자를 모집중이다. 화요일에서 금요일 사이 3박4일 일정으로(부산의 경우 5박부터) 강원도, 충청남도, 부산시, 남해군 등지에서 서울기업 워케이션 패키지를 지원하며, SBA 홈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하다. 주요 지원 내용은 호텔∙리조트급 1인 1실 숙소, 지역 거점 공유 오피스 및 숙소별 지정 사무 시설, 인근 카페 등의 업무 공간, 지역 특화 체험 프로그램. 일반적인 워케이션 참여 비용보다 5~80% 낮은 기업 자부담금으로 참여할 수 있다(단 7~8월 성수기는 제외).
완벽한 워케이션을 위한 체크 포인트
그저 풍경 좋은 곳에 가서 쉬면서 일하겠다는 느슨한 생각으로는 일과 여행 모두 흐지부지될 확률이 높다. 여행이 그러하듯 성공적인 워케이션을 위해서는 몇 가지 준비와 계획이 필요하다.
먼저 일과 휴식 중 어느 것에 초점을 맞출지 그리고 업무의 양을 미리 정할 것. 특히 회사에 속해 있지 않은 프리 워커(free worker)의 경우 협업 기업과의 미팅이나 마감 일정 등을 미리 조율한다. 또한, 업무의 시작과 끝을 자율적으로 운영하기에 하루 일과를 규모 있게 짜는 것이 중요하다. 선호하는 지역과 숙소를 정했다면 숙소 내에 혹은 방 안에 사무 공간이 있는지 체크한다. 가벼운 업무나 미팅이 가능한 개방적인 공간, 일에 몰입할 수 있는 독립적인 룸, 중간중간 머리를 식힐 수 있도록 주변에 산책로가 있는 곳 등 최근 감각적인 인테리어의 공유 오피스들을 쉽게 찾을 수 있어 숙소와 사무 공간을 분리하여 이용해볼 것을 추천한다. 지역 내 선호하는 관광지나 체험 프로그램, 액티비티를 미리 예약하면 현지에서 즉흥적으로 검색하느라 허비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트래킹과 해변 플로깅, 동네 산책 등 잠깐의 여유 역시 재충전과 힐링의 시간을 선사해줄 것이다.
시민기자단 김빛이 기자(shrlymanso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