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에게 축제 참여 기회를 주고 신나게 놀 수 있는 마당을 만드는 성동구마을자치지원센터
-11회 성동마을축제, 참여자 많은 축제로 자리 잡은 까닭
▲ 성동마을축제를 즐기는 사람들 ⓒ 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 체험부스에 참여한 시민들 ⓒ 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주민 기획단 활동, 참가해보다
▲ 주민 기획단 모집 홍보자료 ⓒ 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나는 축제를 좋아합니다. 축제가 열리면 가까운 곳이면 찾아가곤 했었습니다. 응봉산 개나리 축제는 서울에서 가장 먼저 열리는 꽃축제입니다. 성동구에 살고 있지 않을 적에 구경하러 왔었습니다.
내가 축제를 좋아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곳에는 볼거리, 체험, 먹거리가 있어서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볼거리에는 사람 구경도 포함됩니다.
지난해와 올해, 나는 바쁩니다. 가까운 데서 열리는 축제에도 가지 못했습니다. 대신에 올해 9월에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축제를 만드는 일에 참여했습니다. 축제 만드는 일에 주민이 참여할 수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요. SNS에 나오더군요. 그리고 요즘 누구나 사용하는 인터넷에 올려져 있었습니다. 성동50플러스센터 커뮤니티 활동공유회 기획단으로 참여했었습니다. 그리고 성동마을축제 주민기획단을 했습니다. 커뮤니티 활동유회는 9월 7일에 축제가 있었고 성동마을축제는 9월 16일에 끝났습니다. 이번에는 성동마을축제 기획단에 참가해본 경험에 대해서 여러분들과 의견을 나누고자 합니다.
축제나 행사는 주최하는 데서 모든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놓는 거, 아닌가
우연히 성동마을축제 주민기획단을 모집한다는 걸 보았습니다. 모집 광고를 보았을 때 드는 생각, 축제에 주민의 의견을 얼마나 받아들일까? 이미 계획된 일에 주민이 함께 했다는 명분만 얻으려 하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축제라고 하면 주관, 주최하는 곳에서 만들어서 내놓습니다. 그런데 주민기획단이라니……. 주민기획단이라는 말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예전에 어디선가 보았던 말이긴 했습니다. 아마도 주민기획단을 모집한다는 공지를 보았겠지만, 자세히 알아보려고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관심이 없었으니까요.
성동50플러스센터 커뮤니티 활동공유회 기획단에 들고 나서 얼마 지났는데 성동마을축제 주민기획단을 모집한다는 공지가 떴습니다. 나는 망설였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두 가지 일을 같이 해야 한다는 게 부담이었습니다. 마음 냈을 때, 힘들더라도 몰아서 해 보자고 생각하고 신청했습니다. 축제를 직접 기획하고 운영해 볼 수 있다는 말, 여기에 마음이 끌렸던 것입니다.
1차 회의에서 축제 부제와 대표 색깔, 홍보물품까지 선정
▲ 1차 기획회의 자료 중 일부. ⓒ 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1차 회의가 왕십리역 근처 거마도에서 열렸습니다. 주민기획단은 8명입니다. 서로 인사를 나눴습니다. 성동구마을자치지원센터 김보람 팀장(업무 담당자)과 윤옥자, 강금화 님도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첫 회의부터 빡빡했습니다. 1차 회의에서 결정을 내야 포스터를 제작하고 홍보물품도 주문한다고 했습니다. 부담 없이 회의에 나갔는데, 담당자의 말을 들어보니 얘기가 달랐습니다. 주민기획단이 해야 할 일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주민들이 함께해서 만든 축제라는 명분만 얻으려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슬로건, 대표 색깔, 홍보물품이 주민기획단 회의로 결정되었습니다. 성동구 슬로건은 ‘성동에서 살아요’입니다. 이것을 차용해서 ‘성동에서 놀아요’로 어떠냐고 내가 안을 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공연에 대한 의견도 냈습니다. 다른 분의 의견도 다양하게 나왔습니다. 첫 회의에서 결정할 수 없는 것은 다음 회의 안건으로 넘겼습니다.
이렇게 1주일마다 기획 회의가 열렸습니다. 이렇게 6회를 가졌습니다.
▲ 2차 ~ 4차 기획회의 자료 일부. ⓒ 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 성동구청 회의실에서 열린 공연 참가팀, 체험 부스 운영자 오리엔테이션. ⓒ 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 6차 기획 회의 자료 일부 ⓒ 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 기획단과 담당자가 축제가 열릴 왕십리 광장에서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 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주민기획단이 참여해서 축제가 달라졌을까요.
▲ 인터뷰하는 김하나, 김선회 기획단 단원 ⓒ 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축제의 기본 골격은 성동구마을자치지원센터 업무 담당자가 마련합니다. 여기에 주민기획단의 아이디어가 추가됩니다. 그렇다면 주민기획단은 많은 아이디어를 냈을까요? 다양한 의견들을 냈습니다. 이것에 축제에 반영된 것도 있고 의견으로 끝난 것도 있습니다. 그래도 내가 참여하면서 확인한 것이 있습니다. 주민기획단이 좋은 아이디어를 낸다면, 이 축제가 달라질 수 있겠구나, 하는 것입니다. 주민기획단을 두지 않았다면 성동구마을자치지원센터에서 결정한 프로그램으로 축제가 진행되었을 것입니다. 주민기회단을 둠으로써 축제가 풍성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민기획단에 참여한 분은 어떻게 느꼈을까요?
김하나, 김선회 두 분의 의견입니다.
“축제를 시작하기 6주 전부터 매주 기획단 회의를 했고요, 공연팀을 어떻게 할 것인지, 로고는 어떻게 할 것인지, 모양은 어떻게 할 것인지, 이런 것을 결정했어요. 행사 당일에 안전을 담당했었습니다. 제가 기획했던 게 행사에 짠하고 나와서 보람찼어요, 작년에 이어서 올해에도 했고 내년에도 할 예정이에요.”
“주민기획단 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좋았어요, 주민들을 위해서 일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 성동마을축제 포스터 ⓒ 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 태권도 공연 모습 ⓒ 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 체험과 전시, 판매 부스 ⓒ 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 성동마을축제 공연 중 일부 ⓒ 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축제 참가자 모두의 의견을 들어주는 평가회 2시간
▲ 성동구청 회의실에서 가진 평가회 ⓒ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주민기획단은 성동구청 소회의실에서 9월 19일 평가회를 갖고 활동을 끝냈습니다.
그런데 이 평가회가 내게는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축제는 성동마을축제 프로그램은 크게 공연과 체험부스 플리마켓입니다. 공연 12팀, 체험 36개 단체, 플리마켓 76개 팀입니다. 플리마켓을 제외한 팀과 단체가 대부분 평가회에 참여했습니다. 모든 참여자에게 발언할 기회를 줬습니다. 좋았던 부분과 아쉬운 것에 대한 얘기들이 나왔습니다. 나는 이 자리에서 느꼈습니다. 성동마을축제가 풍성했던 까닭을 알 수 있었습니다. 참가자 모두에게 발언한 기회를 주는 모습, 주민기획단을 두는 것, 등등으로 이룬 성과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렇게 11년 세월을 거듭해왔던 것입니다. 올해 11회 성동마을축제가 풍성했던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노력하지 않고 얻는 결실이 어디 있겠습니까.
여기서 또 하나 드는 생각, 성동구마을자치센터는 지자체 행정기관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직원은 공무원이 아닙니다. 그래서 축제나 행사를 치를 때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했을까요. 그건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축제나 행사를 주최하는 쪽에서 임의적으로 결정해서 밀어붙이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 축제 마지막, 참가한 시민과 어울림 한마당 ⓒ 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 성동구마을자치지원센터 박용호 센터장이 온몸으로 축제를 준비하는 모습 ⓒ 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 축제를 도와주는 자원봉사자를 안내하는 김보람 팀장 ⓒ 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 공연을 지원하던 자원봉사자들이 무대 분위기에 호응하며 잠시 즐기는 모습 ⓒ 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행사가 많아져야
▲ 성동마을축제 리플렛 ⓒ 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어떤 행사를 할 때 어떻게 진행되나요. 행사 날짜와 장소, 프로그램을 모두 결정해 놓고 알려 줍니다. 많이 참여하라고 홍보합니다. 드러내놓고 말을 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 의미가 내포되어있는 것 아닐까요. 주민 여러분, 시민 여러분, 여러분에게 아주 유익한 행사를 마련해 놨습니다. 고맙지 않나요? 많이, 많이 참여들 하세요. 물론 사전에 주민이나 시민의 의견을 반영 절차를 거쳤다고 합니다.
성동구마을자치지원센터처럼 행사할 때, 주민들이 참여하게 하는 경우가 가끔 있을 것입니다. 생각해봅시다. 당신이 행사를 주관하는 기관의 업무 담당자라면 어떨까요. 시민이나 주민이 참여하면 일단은 번거롭고 성가신 일입니다. 그래서 드는 생각인데요. 주민이나 시민에게 행사나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준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물론 참여할 수 없는 사정도 이해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손해 나는 일이니까요. 내 일을 접어두고 참여해야 하니까요. 말은 이렇게 하고 있지만, 내년에 이런 일에 참여할지 나 자신부터 장담할 수 없습니다.
성동구에서 주민이 참여하는 사업이나 행사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구체적으로 잘 모르겠지만 주민 참여예산제도, 협치 사업이 먼저 생각납니다. 내가 아는 사업이거든요. 이 외에도 또 다른 사업이 있겠지요.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게 길을 터놓았다면 주민은 이것을 잘 활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정부나 지자체, 그리고 각종 기관에서 하는 사업이 성에 차지 않는 분이라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바꾸는 게 낫지 않을까요.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어쨌거나 성동구마을자치지원센터처럼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터놓는 행사가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기관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저에게 올해 9월은 특별한 시간, 의미가 남다른 시간이었습니다.
▲ 성동마을축제를 찾은 정원오 성동구청장. ⓒ 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 고등학생 공연참가자가 노래하는 모습 ⓒ 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
시민기자단 서성원 기자(itt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