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습관만 바꿔도 건강하게 늙을 수 있다
노후준비 콘서트 시즌2 ‘느리게 나이 드는 법’ 특강
행복한 노년을 위해서는 자산은 물론 건강에도 포트폴리오 전략이 필요하다. 몸의 고장과 질병을 형성하는 노화의 과정을 이해하고 생활 습관을 바꾸면 느리게 나이 드는 것이 가능하다.
▲ 느리게 나이 드는 방법, 은퇴 설계 강의가 진행된 노후준비 콘서트 시즌2 © 시민기자단 김빛이 기자
요즘 인기 있는 건배사 ‘99881234’는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하루, 이틀, 삼일 정도 앓은 후 죽음을 맞는 것이다. 노화를 거스를 수는 없지만 그 속도를 늦추면 건강한 노년을 맞이할 수 있다.
느리게 나이 드는 법, 그 해답을 찾고자 지난10월 19일,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에서 열린 노후 준비 콘서트 시즌2에 참석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KB국민은행이 공동 주관한 노후준비 콘서트는 건강 포트폴리오 전략과 은퇴 재무 설계를 주제로 오프라인과 유튜브에서 동시 진행되었다.
이날 강의는 TV 프로그램 유퀴즈에 출연해 화제가 된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가 맡았다. 철학자 키케로에 의하면 기력이 쇠하는 이유는 그저 나이가 들어서가 아니라 젊은 시절을 방탕하게 보냈기 때문인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유전적 요인은 차치하고, 노년의 질병과 노쇠는 과거의 바로미터인 셈. 지금도 늦지 않았다. 50대의 생활 방식이 60대, 70대의 삶으로 이어지기에 현재를 어떻게 보내는지가 중요하다.
▲ 노후준비 콘서트 시즌2가 열린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 두루두루 강당 © 시민기자단 김빛이 기자
사람마다 노화의 모습은 다르다. 가속 노화 VS 감속 노화
갓 태어났을 때를 물이 조금 담긴 물병에 비유하자면 이후 성장하면서 물병은 커지고 그 안의 내용물도 늘어나게 된다. 물병의 크기는 보통 30대 중반에 최대치가 되고 이후부터 1년에 1%씩 작아진다. 동시에 점차 물병에 빈 공간이 생기는데 그 자리에 노화가 쌓이고 질병이 자리한다. 이때 어떤 사람은 2%, 또 다른 사람은 0.5%씩 물병의 크기가 작아지는데 전자가 가속 노화, 후자가 감속 노화에 해당한다. 이러한 차이에 대해 연구와 추적 관찰을 해보니 물을 다시 채워 넣을 수도 있고 물병을 키울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실제로 생물학적인 노화 정도가 개선되는 결과를 볼 수 있었다.
▲ 강연에 앞서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를 소개하는 진행자 © 시민기자단 김빛이 기자
감속 노화를 지향해야 하는 이유를 경제적으로 접근하면 보다 현실적이다. 80대가 됐을 때 병상에 누워있고 24시간 간병이 필요하다면 한 달에 600만원이 들고, 결국 온전히 간병에 필요한 현금 자산만 30억이다. 노쇠, 즉 병적인 노화가 오는 시점을 늦추기 위해 건강 포트폴리오를 꾸려 실천하는 것이 시급하다.
▲ 정희원 교수가 노화 속도와 기대 수명을 결정하는 5가지 요인을 설명하고 있다. © 시민기자단 김빛이 기자
생활 습관의 선순환 고리로 건강한 노년을 만든다
오늘 강의의 핵심인 노화를 늦추는 생활 습관은 무엇일까? 분자생물학적 분석, 빅데이터 연구를 통해 내린 결론은 결국 운동, 음식, 사회적 교류같은 가장 기본적인 라이프스타일이었다. 더불어 피할 것으로는 음주, 흡연, 스트레스 그리고 노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
밤에 술을 마시고 유튜브 영상을 보다 수면 시간이 줄었다면 다음날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올라가고 피로가 느껴지며 단 것과 술이 당기는데, 이것이 현대인의 악순환 고리다.
정희원 교수는 평생 현역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활동적인 노년을 보낼 것을 강조한다. 이를테면 폐지 줍기같은 작은 일이라도 그 과정을 보면 신체, 인지, 사회, 경제적 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발생한다. 신체 활동의 경우 중년기에서 초기 노년기까지는 매일 700~800보 걷기, 주 3회 이상 수영 또는 달리기, 주 2회 전신 근력 운동을 권한다. 특히 매일 맨몸 코어 운동 5~10분이 중요한데, 코어가 취약하면 목과 허리 통증, 스트레스와 불안, 배뇨 및 배변 기능 약화뿐만 아니라 걷기만 해도 관절 손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경박단소 식단, 일명 MIND 식이를 추천한다. 지중해 식단과 고혈압을 예방하는 DASH 식단을 합친 것으로, 녹색 채소와 견과류, 베리류, 올리브유, 정제하지 않은 통곡물, 콩류, 생선을 풍부하게 먹고 붉은 육류와 당분, 정제 곡물, 가공식품, 버터와 치즈 등의 유제품을 절제한다.
▲ 노후준비 콘서트 참석자에게는 4050 세대에게 필요한 정보를 담은 다이스@ 매거진이 증정되었다. © 시민기자단 김빛이 기자
생활 습관만 바꿔도 우리 몸은 스스로 강력한 항노화 물질을 생산한다. 30초도 힘겹던 플랭크 운동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1분이 가능해지고, 나쁜 습관 하나를 뺀 자리에 좋은 습관을 채우는 등 순차적이고 개인화된 방법을 찾자. 오늘 기본에 충실한 생활 습관이 내일의 건강한 나를 만들 것이다.
시민기자단 김빛이 기자(sharlymasno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