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에게 이직과 전직, 재취업은 인생 후반기를 열어가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고비이자 기회이다. 이 기회를 선용하면 바라는 직장에서 일을 얻어 인생 후반기를 수월하게 열어갈 수 있다. 그러나 취업을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면접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것이 구직자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과정이다. 그래서 면접의 기법을 다룬 글과 서적이 넘쳐난다. 문제는 그 기법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몸에 익혀서 실제 면접에 적용하는 것이다. 많은 기법 가운데 가장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자신을 표현하는 스피치 기법이다. 이 글에서 면접 스피치의 기법을 상세하게 다룬다.
면접의 성패는 자기 표현력에 달려있다.
면접관에게 면접은 지원자와 직접 만나 지원서에 적힌 내용을 확인하고, 언어 소통을 통해 직무능력과 그 너머의 것들을 판단하는 과정이다. 한편 지원자에게 면접은 자신이 그 직장에 적합한 인재임을 면접관에게 확신시키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지원자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신이 그러한 인재임을 제대로 표현하는 일이다.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면 상대는 절대로 지원자의 면면을 알 수 없고 제대로 판단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결국 면접은 실패하게 된다.
▲ 자기표현의 첫 단계는 표현하고 싶은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다. 생각 정리에는 쓰기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Freepik
자기표현의 첫 단계 <생각 정리>
세상의 모든 말은 말하는 사람의 생각처럼 된다. 정리된 생각은 조리 있는 말을 하게 하고, 산만하고 정리되지 않은 생각은 횡설수설로 이어진다. 그러므로 면접장에서 자기표현을 제대로 하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해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원료가 있어야 제품을 만들고 식자재가 있어야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면접을 준비하는 첫 단계는 자신이 면접관에게 전달하고 싶은 자기의 경험과 능력, 품성, 건강, 비전, 성실성, 장단점, 지원 기업에 대한 이해 등 말하고 싶은 내용을 생각해 두어야 한다. 그리고 자주 나오는 질문에 대해 답변할 콘텐츠를 만들어 두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꼭 필요한 준비가 바로 <생각 정리>이다. 생각을 정리해 두지 않으면 현장에서 즉문즉답해야 하는데 그것을 아무 준비 없이 원활하게 해낼 수 있는 지원자란 사실상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더러는 자신이 즉문즉답을 멋지게 해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상대인 면접관도 그렇게 생각할까? 아마도 생각을 잘 정리해서 답변하는 다른 지원자보다 그 사람을 더 낫게 판단할 확률은 거의 없을 것이다. 특히 면접장에 항상 등장하는 지원동기와 자기소개 질문에 대해서는 사전에 철저하게 생각을 정리해서 콘텐츠로 만들어 두지 않으면 안 된다.
자기소개와 지원동기를 잘 설명하기 위해서 다음 방법을 따라가 보자.
첫째, 사전에 스크립트를 만들어서 정리해 두자. 머릿속으로 정리해 두는 것보다 글로 적어서 정리해 두는 것이 비교할 수 없이 효과적이다.
둘째, 한번 적은 글을 적어도 열 번은 검토하자. 퇴고하면 할수록 스크립트는 좋아진다. 스크립트를 검토할 때는 소리 내 시연을 해보는 것이 좋다. 먼저 스스로 듣기에도 설득력이 있는 지와 논리적 허점은 없는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셋째, 자기소개서와 지원동기를 설명하는 글은 중요한 내용부터 언급하도록 하자. 가장 중요하고 소구력 있는 문장을 앞에 두고, 다음에 중요도를 따라 세 가지 이내로 요점을 정리해서 중언부언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리하는 문장 하나를 첨가하면 된다. 즉 첫인사, 요점 한마디, 요점에 대한 설명이나 이유 세 가지 정도, 마무리 결론이나 요점의 재정리, 끝인사의 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넷째, 콘텐츠를 만들 때는 단순한 문장과 쉬운 문장 그리고 의미가 분명한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될 수 있는 대로 단문과 간결체 문장을 사용하고 상대가 아는 쉽고 보편적인 용어를 쓰자. 그리고 직관적인 용어와 문장을 사용하는 것이 소통에 도움이 된다. 물론 콘텐츠는 완벽한 문장의 요소를 갖추도록 주어와 목적어와 서술어를 생략하거나 불분명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면접에서 모든 답변은 1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1분이라는 시간은 상대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들을 수 있는 최대의 시간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 시각언어 표현력 갖추기는 면접 스피치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 홍보서포터즈 장승철
자기표현의 둘째 단계 <시각언어 표현력 갖추기>
인간은 세 가지 언어를 사용하면서 서로 소통한다. 눈으로 보고 소통하는 시각언어와 말을 통해 소통하는 음성언어 그리고 글을 통해 소통하는 문자언어가 그것이다. 면접에는 이 세 가지 언어가 다 필요하다. 먼저 면접장에서 표현하려고 하는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문자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시각언어 표현에 익숙해져야 한다. 시각언어 표현이란 우리의 표정이나 몸짓 등 상대가 눈으로 읽어낼 수 있는 표현수단을 말한다.
시각언어란
첫째, 가장 기본이 되는 표현법이며 가장 원초적인 표현법이다. 모든 언어 소통은 시각언어에서 비롯한다고 해도 좋다.
둘째, 가장 빠르고 쉬운 표현법이다. 가장 직설적이고 감정적인 표현법이므로 시각언어 표현은 첫인상을 결정하는 수단이 된다. 면접에서 첫인상은 면접관이 인식하든 못하든 가장 배점이 높은 항목이다.
셋째, 가장 폭이 넓은 표현법이다. 따라서 정확도가 떨어지고 상대가 임의로 해석할 여지가 많은 표현법이므로 사용에 유의해야 한다.
그러므로 시각언어 표현을 사용할 때는
첫째, 상황에 맞추어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도록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과장되거나 어두운 표정, 의미 없거나 불필요한 손짓, 고정하지 못하는 시선 따위는 제어해서 적절한 수준을 지켜야 한다.
둘째, 상대와 상황에 적합해야 한다. 면접관과 대화할 때는 시선을 상대에게 두고, 질문을 들을 때는 상체를 조금만 상대 쪽으로 기울이는 등의 몸짓 언어 사용이 필요하다.
셋째, 복장과 자세, 동작, 표정에 통일성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말하려고 하는 내용 즉 콘텐츠와 일치하는 표정과 자세를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입사 후에 잘 일해낼 자신이 있다는 말을 하면서 표정이 어둡거나 눈빛이 불안하면 신뢰를 얻기 어렵다.
▲ 시각언어 훈련의 첫걸음은 자신의 시각언어를 마주 보는 것이다. ⓒ Freepik
시각언어 표현 연습
모든 언어는 어렵다. 이미 사용하는 언어를 다시 다듬기도 어렵고, 익숙하지 않은 언어를 새로 익혀서 자연스럽게 사용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준비하고 연습하는 만큼 좋아지는 것이 언어능력이므로 지레 포기할 것 없이 많이 연습하자.
첫째, 시각언어 표현법의 시작은 자신의 시각언어를 마주 보는 것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무수히 거울을 보며 지내지만, 거울 속의 자기 얼굴과 몸짓이 곧 상대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언어라는 사실은 깨닫지 못한다. 먼저 거울 속 자기 표정에서 상대방이 어떤 메시지를 읽을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 그리고 상대방이 읽어주기를 바라는 메시지가 나타나도록 표정을 만들어 보자.
둘째,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운 표정을 지으려면 생각과 감정이 표정과 일치되어야 한다. 밝고 긍정적이며 진지한 표정은 면접관에서 좋은 인상을 심어준다. 바로 그런 마음으로 표정을 지어보자. 언어는 연습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좋아진다. 표정도 그렇다. 이제부터 언어를 생각하며 거울을 보자
셋째, 시선을 고정하자. 거울 속 자신의 눈을 바라보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면접장에서 면접관의 눈을 직시하기는 조금 민망하고 어려울 수도 있다. 그 때문에 시선이 흔들리고 불안해지기도 하므로 대화할 때마다 상대의 콧등을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넷째, 면접을 시작할 때는 면접관에게 인사를 하고 간략하게 지원번호와 이름을 말하게 된다. 그리고 마칠 때도 묵례 정도로 인사하고 간단히 감사의 뜻을 표시하게 된다. 이때는 고개를 숙이는 인사와 입으로 하는 인사말을 구분하는 것이 좋다. 즉 고개를 숙이면서 동시에 “안녕하십니까? 지원번호 ◌◌번 아무갭니다.”라고 하기보다는 고개 인사 뒤에 말로 인사하는 것이 절도 있고 깔끔한 인상을 준다. 마칠 때는 반대로 “감사합니다.” 등의 말 인사 뒤에 고개를 숙여서 인사하는 것이 좋다.
다섯째, 준비된 콘텐츠를 말하면서 그 내용에 맞는 표정과 자세, 손짓 등을 연습하도록 하자. 누구나 자기 말버릇과 몸가짐 그리고 손동작 등 습관은 잘 모르기 마련이다. 거울을 보며 깨닫고 바로 잡자.
시각언어의 훈련은 음성언어 표현의 시작
이제 음성언어 표현법이 남았다. 사람들은 대부분 음성언어 표현을 스피치의 전부라고 여긴다. 실제로 그만큼 우리 언어표현에서 비중이 큰 것이 음성언어 표현이다. 음성언어의 훈련은 앞서 소개한 시각언어 훈련에서 시작된다. 바르고 안정적이며 적당한 긴장감을 가진 자세와 밝은 표정이야말로 음성언어 훈련의 시작이다. 음성언어 표현법을 다음 편에서 다룬다.
홍보서포터즈 장승철(cbsann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