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년의 사회적 가치 창출

“사랑과 일. 일과 사랑. 그것이 인생의 모든 것이다.(Love and work. Work and love. That’s all there is.)”

영화 인턴에서 시니어 인턴 인터뷰를 하는 로버트 드니로가 프로이드를 인용하면서 하는 말이다. 그렇다. 인생에 있어 일은 생계유지, 사회적 역할 분담 외에 자아실현의 수단으로서 사람들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에서 많은 신중년들이 별다른 준비 없이 직장을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런 경우 그들이 겪는 경제적, 심리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일자리를 통한 사회 참여의 길을 열어주면서 동시에 그들의 전문성을 활용하여 사회적인 효용과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중요할 것이다.

 

우리가 겪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사회문제의 해결, 신중년의 사회적 자산 활용과 좋은 일자리 창출의 대안으로 사회적경제로의 진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사회적경제의 의미와 지속을 위한 사회적 노력

사회적 경제란 사회적 문제를 비지니스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공익성을 지닌, 즉 경제적 가치와 동시에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경제 영역이라 할 수 있다. 현실에서의 경제적 성과 추구라는 하나의 목표에 매진해도 생존이 쉽지 않은데, 사회적 경제는 사회적 가치도 동시에 추구하다 보니 그 수익성과 전문성, 규모 등에서 열세일 수 있을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사회적경제가 추구하는 민주적인 경영과 사회적인 소유, 지역사회에의 기여와 노동통합의 가치는 우리 사회에 정말로 필요한 사회적 가치이다. 그러므로 이 영역에 대한 전문적인 지원을 통해 경영역량을 향상시켜 사회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노력이 집중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지닌 신중년을 사회적경제의 영역으로 유입하여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경제의 활성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각종 정책 아이디어가 실행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재부, 중기부, 고용부 등 정부 부처가 앞장서고 있는데, 인구구조의 변화 대응, 지역 과소화 문제 해결, 일자리 창출, 인적자원의 효율적 양성과 활용, 사회적경제를 통한 국민 통합과 포용성장에의 기여라는 거시적인 목표에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한편 사회적경제 조직들의 지속적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경영 역량의 향상이 필요하고, 이런 역할을 담당할 전문 인력의 육성이 절실하다는 것이 현장의 의견이다. 특히 사회적경제 현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은 재무, 금융, 기술, 법(특허, 규제 등), 마케팅·판로, 인사, 회계 등의 분야가 우선적으로 꼽힌다. 이를 위한 전문 인력 양성 방안에는 기존 사회적경제 인력들의 교육훈련도 필요하지만, 최근 현장과 정부 등에서 논의되는 방안은 신중년 등 타 영역의 전문 인력들에게 사회적경제 관련 교육을 통해 그 필요성과 인식을 증대시키고 가치를 깨닫게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고령화 등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효율적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민관에서는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신중년의 일자리 모델을 발굴하고 운영하는 사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역할을 수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정부의 사회적경제 인재 양성 종합계획 중 ‘신중년 진출 확대’ 사업을 통해 다양한 인재를 유입하여 전문가로 키우려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이를 위해 고용부, 교육부 등이 협력하여 한국폴리텍대학 등에서 중년 대상 사회적경제 교육과정 등이 운영되고 있고 확대될 예정이다.

 

민관협력의 사례로는 현대자동차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협력으로 지속가능한 신중년세대의 새로운 일자리 모델을 발굴하고 사회적 경제 및 소셜 벤처 영역에 실질적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굿잡5060'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이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이해와 핵심업무 역량을 개발하는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외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를 통해 사회적경제 조직으로 특화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하며, 맞춤형 과학기술인 협동조합이나 신중년 또는 시니어 창업과정을 운영·지원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민간과 공공 영역에서 신중년의 사회적 경제 영역으로의 진입과 정착 지원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활성화되어 있는데, 신중년 창업과정과 맞춤형 과학기술인 협동조합 지원사업, 그리고 중부발전의 신중년 사회적경제전문가 양성과정, JDC의 신중년 이음 일자리 지원사업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사회적기업진흥원의 SE프로 사업도 신중년을 사회적경제 지원 전문 인력으로 양성하는 프로그램으로서 해당 인원과 지역, 분야 등 규모를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확대되는 신중년의 사회적 경제 진출 사업에도 불구하고 아무 준비도 없이 사회적경제로 진입한다면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을 가능성도 있다. 언급한 바와 같이 신중년의 기존 경험과는 달리 사회적경제 조직들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미션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학습과 이해 및 공감이 필수적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앞선 영화에서 시니어 인턴인 벤은 

사회적경제 조직과의 협력을 준비하는 신중년이라면 귀담아 들을 말이라고 하겠다.

 

그간 현장과 많은 전문가들이 논의해 온 바와 같이 사회적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열정과 꿈, 전문성과 경험을 지닌 신중년들이 사회적 경제 분야로 진출하여 제2의 인생을 펼치는 보람을 얻고, 이를 통해 사회적 경제가 활성화되어 우리사회의 문제 해결과 따뜻한 성장에 크게 이바지하는 것은 얼마나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일일 것인가.

마지막으로 역시 같은 영화에서 시니어 인턴인 벤이 말한 구절을 다시 인용해 본다.

“I read once musicians don’t retire. They stop when there’s no more music in them. Well, I still have music in me, absolutely positive about t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