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쿨렐레 프렌즈
살면서 우린 잊고 사는 게 많은 것 같다.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잊은 사람마냥 영원히 죽지 않을 것처럼
치열하게 바쁘게 살고 있다. 내일의 성공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저당 잡힌 채 앞만 보고 달리고 있다.
이런 사실을 난 어느 날 갑자기 깨닫게 되었다. 가까운 가족이 아프고 난 뒤에야 비로소 내 주변을
그리고 내가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게 되었다. 딱히 취미도 없었고, 잘하는 운동이 있는 것도 아니고,
주말이면 그저 쉬거나 낮잠을 자곤 했다. 책을 읽어도 사업에 도움 될 마케팅이나 사업전략, 자기개발에
관한 책을 주로 읽었다. 이제와서 생각해 보면 정말 재미없게 살았던 것 같다. 그 뒤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음악가의 음악사 강의를 듣고, 음악 감상도 자주하게 되었고,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클래식 콘서트도
가 보았다. 미술전문가의 미술사 강의를 들으며 천천히 예술에 취미를 붙였고, 전시장도 자주 방문하여
안목을 넓혀갔다. 내 얼굴을 매주 스케치해서 초상화를 그려 보았고, 오카리나를 1년간 배우기도 했다.
라틴댄스도 배워서 자선공연을 할 기회도 몇 번 있었다. 돌이켜보니 예술 활동이 내게 맞는 것 같다.
1년 반 전부터 익힌 우쿨렐레라는 포르투갈에서 하와이로 전달된 이 악기가 내게 즐거움을 자주 준다.
밥 먹고 연주하면 소화도 잘 되고, 노래 실력도 늘어난다. 명절에 가족들이 모였을 때 반주하며 노래를
부르니 어색함이 줄고 친밀감이 늘어간다. 연로하신 어머님께 반주해 드리니 노인정에서 배운 노래를
즐겁게 따라 하신다. 이렇듯 긍정적인 역할을 하니 배우길 정말 잘 했구나 하며 자축하게 된다. 우리는
매주 수요일 12시부터 1시 40분까지 동작50+센터 행복공간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연주를 하다보면
스스로 기분이 업 되어 모두들 신바람이 나서 너무들 달려가게 된다. 하지만 신선생님이 박자 지킴이
역할을 해주어서 걱정이 없다. 처음에는 재미 위주로 여러 곡을 연습했었다. 그런데 차츰 자신감이
생겨서 '어디를 가더라도 악보 안보고 자연스럽게 연주할 수 있도록 몇 곡을 집중해서 연습하자’는
의견을 반영하여 5곡쯤 정해서 연습하려고 한다. 예를 들면 ‘나성에 가면, 사랑의 트위스트, 남행열차’
등이다. 꾸준히 연습해서 실력을 키우고 사회에 유익한 봉사도 할 계획이다.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에게 음악을 통해 위안을 주는 것 만으로도 좋을 것 같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관심을 갖게 되어 우리 ‘우쿨렐레 프렌즈’에 가입하고 싶다면 언제든 환영
입니다. 다만 우리는 악기를 가르치는 학원이 아니기 때문에 초급 수준은 넘어 중급 수준이 되셔야 하고
마음의 여유가 있는 분이셨으면 합니다. 50+센터에도 강의가 열려 있으니 우선 그 곳에서 배우시고
나중에 합류하시길 바랍니다.
2018.04.30. 대표 이근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