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일의 봉사 일지!

 

공예힐링 커뮤니티를 시작한지가 일 년이 지나고나니,  5월 어버이 날 즈음에 사회에

작은 일이나마 공헌 할 수 있는 걸음마를 떼어보고 싶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알아본 결과 장승배기 근처의 경로당으로 정하고 52드디어 몇 명의 회원들과

출발을 하였다아침부터 비가 엄청 쏟아지기도 했는데 다행히 비는 잦아들었다.

 

아담한 개인 주택 대문에 백로 경로당이라는 목판이 걸려 있었다.  80~90세 정도의

노인들이 모이시는 곳이었다.  우리일행 5명이 같이 놀아 드리려고 왔다고 인사를

드렸더니 표정들이 각양각색이었다. 순수하게 반겨주시는 분, 어떤 분들은 무슨 일로

왔는지 약간 경계하는 듯 바라보는 분들도 계셔보였다. 일단 가볍게 인사를 하고

준비해온 활동지를 꺼내었다.  몇 가지 종류의 그림 중에서 마음에 드는 그림을 골라서

크레파스로 색칠을 하는 작업이었다.

 

내가 처음에 그랬듯이 낯설고 서툰 일이었지만 어렵지 않는 일인지라 바로 적응을

하시면서 즐겁게 칠하시는 보습들이 참 보기 좋았다

그 가운데서도 97세 되신 송 할머니께서는 재치 있고 위트 있는 말씀을 하시면서

어찌나 열심히 색칠을 하시는지 덜리는 손의 터치가 오히려 아름다운 질서를 가진

무늬로 색칠이 되어가며 완성을 하셨다. 색칠이 거의 완성되어갈 무렵 진행자는 합죽선

부채를 꺼내었다. 접혀진 합죽선에 유성 매직펜으로 무지개를 색칠하는 것이었다.

분주 해지신 어르신들은 거침없이 완성을 해내셨다. 작업을 마치고 부채를 펴보니 여러

가지 색의 선들이 활짝 피어났다. 우리들의 입가에 번지고 있는 미소처럼 합죽선에도

무지갯빛이 피어나고 있었다.

집에 가지고 가서 우리 아들에게 자랑해야지.” 하시며 작품을 챙겨 힘 있게 일어서시는

모습이 멋져 보였다.  97세의 고령에도 무슨 일에든지 긍정적으로 참여하시는 송 어르신의

모습에 모두들 감탄을 하였다.

도와드리러 갔던 우리들이 오히려 배워온 부분들이 많은 듯 했다.

 

비오는 날에 그렇게 많지 않은 사람들과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 인생의 석양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잘 하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는 좋은 기회였다.

 

삶을 수고로 긴 인생을 살아오신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소 근육 운동을 위한 색칠공부와

작은 선물(합죽선)을 드리게 되어 흐뭇하게 느끼시는 어르신들의 표정을 보면서 작은

일이아마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의 시간을 마감하고 돌아왔다.

다들 열심히 여러 가지 크레파스로 다양하게 칠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노인이라고 그냥

숙식제공만 하는, 일과를 무의미하고 무료하게만 보내시게 할 것이 아니라 정부(지방자치단체)

에서 좀 더 세심한 관찰과 물심양면의 편의제공까지 연구하면 좋겠다.

 

동작50플러스센터에서 행하는 일들이 바로 이런 일을 위해서 계획된 정책이라는 생각에 안심이

되었다.  우리 노후의 삶이 무료하거나 허무하지 않도록 돕는 대책과 조치가 좀 더 빨리

있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들기도 했지만 이제라도 참여하게 되어서 보람이 있어서 좋다는

생각도 들었기에 우리는 격월로 둘째 주 수요일에 방문을 하자고 하였다.

                                         

공예힐링 회원  김윤자님의 소감-  대표 김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