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에서 살아보기 (3)
“여행처럼 탐색하는 지역살이 - 인제에서 살아보기” 마무리 회의 겸 수료식이 2022년 10월 11일(화) 오후 도심권50플러스센터 2층 배움터에서 있었다. 9월 8일부터 9월 15일까지 “사업을 기획”하고 9월 19일부터 9월 23일까지 “인제에서 살아보기”를 체험한 후 9월 29일부터 10월 11일까지 최종 단계인 “출판하기”까지 숨가빴던 대단원의 막이 내린 것이다. 이제는 이 모든 것을 정리한 책이 시중에 나올 일만 남았다.
(인제살이 마지막 회의 모습)
회의 1부는 패스파인더 김만희 대표가 주도해서 인제살이 참여자들이 4박 5일간의 일정을 마친 후 느낀 각자의 소회와 지역민과의 인터뷰 내용, 평가를 공유하였고, “00살이”를 계속하기 위한 향후 실행 계획과 대안 제시, 질의응답 등의 순서로 차분하게 진행되었다.
사전에 워낙 꼼꼼하게 준비해서 찾아간 인제인지라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짧은 일정에 맞춰 참여자들이 지역민들과 같이 호흡하기에는 온도차가 있었을 것이다.
“인제살이”란 각에서 그 내면을 들여다 보고 타인에게 제공할 정보를 탐색한 현지 인터뷰 역시 ‘인터뷰어’와 ‘인터뷰이’들이 서로에 대한 친절과 반가움, 낯섦과 불편함이 섞여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단발성 면담이 진의가 왜곡되고 요식행위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우려, 예전부터 여러 단체가 빈번하게 방문하여 초래하는 일상 생활의 불편, 이번에 추진된 선의의 살아보기 답사가 상생으로 이어질 지 지역에 도리어 해(害)가 될 지에 대한 의구심 등 비관적 요인은 늘 존재하지만, 이런 역경을 이겨내고 담담하게 빡센 일정을 소화해서 막바지 출판하기 회의에 도달한 살아보기 참여자들의 내공은 대단하다.
(회의 1 : 김만희 대표 주관)
참여자들은 공공기관, 민간기관, 사회적 경제기업과 개인 등 다양한 직업군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인제살이”의 가능성을 탐색했다. ‘텃새’일 수도 있는 그들과 사전에 교감하고, 현장에서 애정과 신뢰를 구축하고 협조를 얻어내지 않았으면 불가능했을 일들이다.
회의 2부는 퍼불리터 정재학 대표가 주관하여 인제살이 결과 참여자들이 작성한 원고 독회와 강평, 보완사항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토의하였다.
모두 고단한 일정을 진행하면서 인제 곳곳에서 몸으로 느낀 바를 머리로 풀어내는 ‘글쓰기’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인제살이”가 마치 글쓰기를 위한 여행처럼 취재를 위한 지적 노동이 숙제로 남아 여유로운 인제의 자연생태 환경에서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고, 경험한 것들이 오버랩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정성을 기울여 사업의 본래 취지에 맞는 원고를 작성하고 보완하며 출판을 기대하는 모습은 50플러스 세대가 지녀야 할 품성이나 가치로 느껴졌다.
(회의2 : 정재학 대표 주관)
마지막으로 수료식이 거행되어 사업 기획을 주도한 이형정 팀장, 차지현 PM, 안효관 PM도 함께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고 도심권50플러스센터에서는 모두에게 기록 사진첩과 장미 한송이씩 선물했다.
(수료식)
살아보기는 ‘살이보기’일 뿐 며칠간의 방문이나 탐색의 결과로 정주 개념의 ‘살기’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이번 “인제 살아보기”는 남성 1명을 제외하고 모두 50플러스 세대 신중년 여성이었는데 남성과 여성의 ‘살기’에 대한 가치관은 신체적 특질 만큼 다르다. 남성들은 귀산, 귀촌을 평생의 로망으로 삼아 낙향 후 한가롭고 목가적인 삶을 꿈꾸지만 여성들은 도회지의 편리한 문화생활과 네트워크로 연결된 지인들과의 지속적 관계를 더 선호하는 까닭에 다 같이 ‘끝까지 살기’의 실현 가능성은 지극히 낮아 보인다.
호기심 가득히 여행처럼 “찾아보기”한 것이 정말로 “살아보기”가 되고 나아가 “살기”가 되려면 기존의 살이보기 시리즈에서 노정된 문제점을 찾아보고 추후의 ‘잘 살아보기’를 위한 치밀한 분석과 기획이 필요할 것이다.
중국 베이징에서 한 마리 나비의 날개짓이 지구 반대편 미국 플로리다에 허리케인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나비효과’(Butterfly Effect)가 “00살이”를 진행하는 도심권50플러스센터에도 나타났으면 좋겠다.
지역소멸을 막아야 한다는 명제, 신중년의 삶의 방식과 질 향상이라는 화두를 조합한 “00살아보기”라는 도심권50플러스센터의 독보적 프로그램이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기를 기대하면서 참여자, 관계자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마지막으로 현지인들이 이렇게는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 이 분들은 ”인제“라는 시골을 소재로 글을 쓰고 책을 만들려고 찾아왔구나.“
”TV처럼 예능하러 와서 리얼리티처럼 포장하고 가는구나.“
학습지원단 정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