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매와 황매 


6월은 매실의 계절이다. 중순이면 푸른 매실을 수확한다. ‘청매’라고 한다. 그러다 7월이 되면 노랗게 변한 ‘황매’가 보인다. 청매는 인생으로 보면 청년 시기랄까. 싱싱하고, 단단하다. 청매로 매실청을 만들고, 매실장아찌를 만든다. 쓸모가 많다. 반면 황매는 단단하지 않다. 약간 물렁물렁하다. 5060 세대처럼 말이다. 청매와 황매가 다른 품종인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청매가 익으면 황매가 된다. 우리 인생이 나이가 들면 물러지고, 넉넉해지는 것처럼 매실도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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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시민기자단 남영준 기자

매실의 독 

 

푸른 매실에는 독이 있다. ‘아미그달린’이라는 물질이 있는데, 이는 우리 몸속에서 청산가리 성분인 시안화수소로 변한다. 한동안 방송에서 매실에 독이 있다고 나와 떠들썩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아미그달린이라는 성분은 꼭 매실에만 있는 게 아니다. 식물은 과일이 덜 익은 상태에서는 독 성분을 두어, 씨앗이 성숙하기 전에 먹지 못하게 하는 일종의 자기방어이다. 과일이 익으면서 독 성분이 사라진다. 청매에 있는 독 성분은 매실청을 만들어 백일 정도 지나면 없어진다. 또 망종을 지나 수확한 매실에는 독 성분이 거의 없다. 황매에는 독 성분이 없다.

 

성격은 안 변하지만, 성품은 만들어져 간다


젊은 세대는 의욕이 충만하고, 기운이 넘친다. 때로는 지나쳐 주변을 불편하게 한다. 덜 익은 매실일수록 독 성분이 강한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익으면 독 성분이 사라진다. 매실이 세월의 흐름으로 독 성분이 사라지듯이 5060의 인생은 성숙해간다. 단단하던 근육도 약간씩 물러지고, 얼굴에 주름이 그림을 그리지만, 성품은 익어간다.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성격은 세월이 흘러도 바뀌지 않지만, 성품은 만들어져 간다”라고. 5060은 익어가는 성품이 나타나는 시절이다.

 

매실청과 설탕, 당뇨


매실청을 만들려면 설탕을 많이 넣어야 한다. 왜 설탕을 듬뿍 넣어야 할까? 설탕을 넣지 않으면 매실 성분이 녹아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설탕의 삼투압 작용으로 매실 수액이 빠져나오고, 미생물에 의해 당이 분해되는 과정을 거친다. 설탕이 매실 속에 있는 효모를 활성화해 발효가 이루어진다. 그러면 어느 정도 비율로 넣어야 할까. 보통 일대일 정도로 한다. 설탕을 넣다 보니 당뇨가 있는 사람들의 걱정이 많다. 당뇨가 있는 사람은 그래서 매실청을 물에 희석하여 마신다. 한국소비자원이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매실청을 하루 2잔 마시면 일일 당 권장섭취량인 50g 정도에 이른다고 한다. 어쨌든 설탕 성분이므로 당뇨가 있는 사람은 적당히 마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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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시민기자단 남영준 기자

 

5060은 성품으로 살아간다

 

매실에 설탕이 들어가 매실청이 만들어지듯이 인생도 설탕이 필요하다. 50세를 넘으면 심각하거나 피곤한 인간관계는 피한다고 한다. 만나면 무언가 재미있고, 따뜻한 관계를 좋아한다. 5060 세대는 매실이 익어가듯이 따뜻한 성품으로 관계를 형성해나간다. 매실의 독 성분이 망종을 지나면 사라지듯이 독특한 성격은 감추어진다. 아직도 “내 성격이 원래 이래서요”하고 상처를 남기는 세대가 아니다. 황매가 되듯 부딪히면 물러서고, 어우러져 살아간다. 성격이 안 맞아서 같이 못 하겠다는 세대가 아니다. 30년을 같이 산 부부도 성격이 안 맞다, 성격은 영원히 안 맞다. 단지 서로 사랑하고,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생겨 부부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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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시민기자단 남영준 기자

황매가 더 우수 

 

황매는 청매가 익은 상태이므로 독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청매보다 비타민 A와 구연산이 3배 정도 많다. 익을수록 좋은 성분이 더 풍부해지는 게 원리이다. 인생도 익을수록 성격이 속으로 가라앉고 따뜻한 성품이 드러난다. 우리 5060도 그렇게 익어간다.

 

 

50+시민기자단 남영준 기자 (bransontik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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