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꽃담길 단장이 한창입니다. 4월 9일, 꽃담길 1기 가드너 20명이 첫 삽을 뜬 이래 한 달이 지났습니다. 노원50플러스센터에서 2019년 노원구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오는 6월까지 진행(1기)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 달 간의 여정을 같이 보시지요.
사랑이 꽃피었네
우리 가드너 20명은 노원에 살면서도 대부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낯선 이들이 함께 모여 뭔가를 이루어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바로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꽃과 자연을 사랑하는 ‘식물성’ 사람들이 그 마음을 모아 꽃담길에 사랑을 심었습니다.
LOVE 정원 before & after
금사철이 자리잡은 터에 삼색 제비꽃이 이사를 왔지요. 사랑(LOVE)으로 서로를 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가드너들 가슴에도 사랑꽃이 피었습니다. 힐링은 덤입니다.
추억의 꽃들판, 뜰에는 들꽃판
학창시절 추억도 소환했습니다.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기억하시나요? 공전의 히트작입니다. 만화보며 꿈도 키웠던 어릴 적 추억거리를 구현하는 재미가 쏠쏠 했습니다.
먼저, 주인공 오스칼은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오스카’ 카네이션으로 낙점! 정작 주인공인 장미는 별반 없습니다.(순전히 예산 탓입니다.ㅎㅎ)
또다른 여주(여주인공) 마리 앙투아네트 장미는 어디에 있을까요? 세계적 명소인 베르사이유 궁전의 대정원이 부럽지 않은 우리들 추억의 꽃들판에 있습니다. 노원에코센터 ‘모두의 정원’에 들러 찾아보시면 어떨까요.
먹거리도 지천이네
도시에 살면서 한 번쯤 아담한 뜰에 나만의 텃밭을 일구는 꿈을 꾸곤 합니다. 꽃담길을 조성하며 그 소박한 꿈을 체현할 수 있습니다. 짧게나마 도시농부가 되어 꽃들판 한 켠에 텃밭 채소들을 심었답니다.
꽃상추와 아삭이 상추, 치커리, 비트, 적겨자, 당귀 등 쌈채소 뿐만 아니라, 바질, 민트, 레몬밤 등 허브도 곁들였지요. 아침마다 물을 주고 김을 매고 정성을 들이다보니, 어느새 먹거리할 만큼 자랐습니다.
우리 초보 농꾼들은 곧 조촐한 원두막 파티를 열 계획입니다. 내 손으로 키운 무공해 유기농 작물을 따다 쌈밥, 비빔밥을 만들어 먹으며 식구의 정도 나누겠지요. 우리 가드너들의 얼굴에 함박꽃이 활짝 피었답니다.
‘찰칵찰칵’ 정원, “오늘 주인공은 나야, 나!”
장미, 데모루, 버베나, 로벨리아, 비덴스, 마가렛, 나난큘러스….
이름만큼 다채로운 꽃봉오리들이 제각기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물색이 올랐지요. 형형색색의 꽃들 속에서 율마도 늠름하게 서있습니다. 마치 바티칸을 지키는 스위스 근위병 같습니다. “여기 주인공은 나야, 나!”라고 서로 경쟁하는 듯 합니다.
정자에 앉아 더위를 식히는 것도 잠시, 여기저기서 “찰칵 찰칵”. 탐스런 꽃들을 배경으로 인생컷을 건지는 손길이 바쁩니다.
어린 천사들이 줄줄이 견학을 오고 우리 꽃들판에서 맘껏 뛰어놀다 가곤 합니다. 자연의 친구들도 빠질 순 없겠죠. 나비와 벌들이 매일같이 찾아와 꿀을 따간답니다.
‘꽃담길’ 한 달, 우리들의 아름다운 일상 풍경입니다.
꽃담길 1기 가드너 황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