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감염 사태로 해외에서 원격의료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국중국⋅일본 등에서 활성화되고 있다. 이런 흐름은 땅이 넓은 캐나다⋅호주는 물론 요즘 스마트폰 앱 활용이 크게 늘어난 동남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50+세대에게 꼭 필요한 원격의료에 관해 해외 확산 흐름과 함께 국내 동향, 효용성, 과제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국가별 원격의료 서비스 현황

 

 

의료비 악명 미국, 만성질환⋅경증환자 저렴하게 이용

의료비가 비싼 것으로 악명 높은 미국의 경우 1990년대부터 원격의료가 시작되어 지금은 상당히 정착된 단계이다. 미국 원격의료 시장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미국 최초 원격의료 서비스 ‘텔라닥(TDOC: Teladoc)’은 24시간 화상통화⋅전화⋅인터넷⋅채팅으로 10분 내에 등록 의사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텔라닥은 기업과 계약해 직원들에게 원격의료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2018년 기준, 총 2,280만 명의 대상자 중 250만 건을 원하는 시간에 1차 병원 중심으로 연결했다. 텔라닥 직원은 건당 49달러만 내면 원격진료를 받을 수 있다1. ‘MD라이브(MDLive)’ ‘암웰(American Well; AmWell)’, ‘닥터온디멘드(Doctor On Demand)’ 등의 업체도 텔라닥의 아성을 깨기 위해 노력중이다.

이용자가 앱으로 의사와 일정을 잡고 증상을 입력한 뒤 카드번호를 등록하면 화상⋅채팅⋅전화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처방전은 약국으로 전송되는데 의약품 배달도 가능하다. 원격의료 환자의 20% 가량은 2차 소견을 받는다. 미국은 2014년 기준, 진료 6건 중 1건이 원격으로 이루어졌고 이후 계속 확대되었다. 2020년 초, 미국에서 원격의료 앱을 내놓은 메디히어(www.medihere.com)의 김기환 대표는 “미국에서 만성질환자뿐 아니라 20~40대 직장 경증환자의 진료 수요가 많다”며 “보험사와 연결된 원격진료비가 내원진료비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소개했다.

 

중국, 2016년에 전국으로 확대 실시

중국은 2015년 초, 서부 5개 성을 원격의료시범지로 정한 뒤 2016년 전국으로 확대했다. 땅이 넓어서 의료 인프라의 불균형이 심한 중국은 원격의료를 위한 ‘온라인 병원’이 300개 이상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알리바바(Alibaba)⋅바이두(Baidu)⋅징둥닷컴(京东, Jīng dōng) 등 11개사가 ‘온라인 의사 상담 플랫폼’을 구축했다. 핑안굿닥터2는 코로나19가 급증하면서 가입자가 크게 늘어 11억 건 이상의 상담이 이뤄졌다. 헬스케어 전문 플랫폼 알리바바헬스(Alibaba Health)는 해외 거주 중국인을 위해 무료상담 서비스를 한다. 원격의료 상담은 2025년에 25%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의약품 배송은 허베이성 등 일부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중국 헬스케어 산업 조사업체 메디씨드(Mediseed)의 신영종 대표는 “감염병 사태로 원격의료의 유용성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우리나라도 보험이나 의료사고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수적인 일본도 의약품 배달까지 허용

섬이 많은데다 노인 의료비 지출이 증가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본은 ‘온라인 진료’라는 명칭을 쓴다. 일본의 원격의료는 1997년 도서벽지 주민에게 시범 실시된 뒤 2015년 재진 환자를 대상으로 전국 확대되었고, 2018년에는 건강보험도 적용되었다.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2020년 4월부터는 원격진료 대상을 6개월 이상 대면 진료를 받은 재진 환자에서 초진 환자까지 확대했으며, 고혈압 등 만성질환에서 폐렴과 알레르기 질환까지 늘렸다. 그동안에는 처방전이 환자에게 배송되었으나 코로나로 의약품 배달도 허용되었다. 당초 참여 의료기관이 1~2%였으나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병⋅의원 참여가 많이 늘었고 이용자도 2~3배 증가했다. 지난해 말 네이버(Naver)는 일본 자회사 라인(LINE)을 통해 ‘라인헬스케어’를 출시하며 원격의료 사업에 뛰어들었다.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에서도 스마트폰 화상통화로 진료⋅처방을 받고 약 구입과 배달이 가능한 앱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코로나로 물꼬는 텄지만 ‘부지하세월’

우리나라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월 24일부터 의료기관이나 질환에 상관없이 전화 처방이 가능해졌다. 코로나 환자의 경우 의약품 배달도 가능하다. 4월부터는 만성질환자나 고령자를 중심으로 화상진료나 대리처방 등도 허용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원격의료를 시행할 준비가 안 돼 있고 총 7만여 개에 이르는 의원⋅병원⋅종합병원⋅상급병원 중에서 참여하는 곳이 4%도 안 된다.

‘우리도 원격의료를 하고 있나?’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코로나라는 국가적 위기 앞에 한시적으로만 실시되고 있는 형국이다.

 

원격의료는 원격진료와 원격 모니터링을 포괄한다. 환자가 있는 곳과 병원에 정보통신기술(ICT) 환경과 헬스케어 기기가 갖춰져야 한다. 정부가 지난 8월 의사 정원확대, 공공의대 신설, 원격의료 실시, 일부 한약 건강보험화 실시방침을 밝히자 의료계가 파업을 실시했는데 원격의료 실시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

 

원격의료 시행 시 50+세대 큰 도움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원격의료가 실시되면 당뇨⋅고혈압⋅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자나 노인⋅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원양어선이나 군부대⋅교도소 등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국가적으로는 고령시대 노인 의료비 절감 효과와 함께 의료기기 등 헬스케어 산업 발전에 따른 창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도 기대된다.

다만 원격의료를 본격 실시할 경우 오진 우려는 없는지, 병원과 가정에서 준비가 되어 있는지, 의료 대상을 어떻게 잡을지, 개인정보 누출 염려는 없는지 등을 따져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1 텔라닥 https://teladochealth.com

2 핑안굿닥터(平安健康保险股份有限公司, Ping An Healthcare and Technology)는 건강관리 소프트웨어 회사로 온라인 상담, 병원 위탁(진료) 및 예약, 건강관리 및 건강 상호 작용 서비스를 위한 모바일 플랫폼을 제공함. (출처: 위키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