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지난 2022년 12월 ‘다시 뛰는 중장년, 서울런4050(전환기 중장년 집중지원 프로젝트)’을 발표했다. 핵심은 중장년 일자리 지원과 직업역량강화이다. 40대에게는 직업역량강화교육과 훈련 제공, 50~60대에게는 재취업일자리 제공이 골자이다.
중장년 재취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및 욕구를 살펴보면 ‘경력활용’이 중요한 요소로 나타나며, 중장년 퇴직자에게 과거 경력과의 연관성이 재취업 직종 선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많은 선행연구에서도 반복되어 나타나는 결과이다. 중장년이 재취업 직종 선정 시 자신의 경력활용이 가능한 직업, 자신의 경력과 연관된 직업, 자신의 취미나 흥미를 활용할 수 있는 직업에 관심이 높고 안정감을 느낀다는 것은 결국 이들에게 자신의 경력은 물론 자신의 취미, 흥미 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공공일자리는 이러한 중장년의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재원 및 활동분야 등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간부문과 연계한 중장년 대상 일자리 영역 및 모델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필자가 중장년 직업역량강화교육 및 민간연계 일자리 모델 개발 연구를 위해 현장 인터뷰를 한 내용을 바탕으로 중장년 일자리 사다리 체계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1단계】 일자리 발굴: 중장년 일·활동 진입을 위한 일·활동 탐색 단계
KECO(한국고용직업분류) 유형을 기본으로 고용노동부 신중년 적합직무 및 준고령자, 고령자우선고용직종, 경력자 직무활용 재취업 추천직업 등에서 우선 검토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일자리 시장을 실제로 확인하면 중장년에게 적합하지 않은 직종이거나 약간의 진입 연관성이 있는 수준의 유사 일자리가 종종 있다. 따라서 실제 좋은 일자리 시장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상호 간 탐색 기회가 필요하며, 공공기관에서는 일자리 지원사업 담당자의 영업력이 필요하다. 또한 1단계에서는 컨설턴트(직업상담사 등)의 역할이 중요하며, 중장년 개인별·단계별 맞춤형 진로상담과 생애설계, 직무역량개발교육 전 중장년 특성 및 취업 니즈 등을 전반적으로 분석하여 적절한 교육과정 큐레이션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2단계】 직업역량강화교육: Up-skilling, Re-skilling
민간기업의 중장년 인력수요에 따른 맞춤형 직업교육을 실시하며, 직무소양교육과 직업교육이 포함될 수 있다. 직무소양교육은 모든 직무에 공통적으로 필요한 직무태도와 취업의지, 변화된 노동시장 트렌드, 직업적응능력 제고를 위한 의식교육을 의미하며, 직업교육은 직종별 직무수행에 필요한 지식 및 기술 교육을 의미한다. 기업체에서 요구하는 현장 직무능력 배양을 위하여 실습 또는 현장 체험학습 위주의 교육이 필요하다.
일자리 모델에서 2단계는 평생학습을 통한 고용노동력의 가치를 향상시키며, 중장년이 생애단계에서 요청되는 직업적 기술과 역량을 개발하여 고용가능성을 높여 줄 수 있다.
【3단계】 일 체험: 기존 인턴십과는 다른 단기(약 1주~1개월) 직무 체험이며, 직업역량강화교육과정 내에서 현장직무체험이 진행 될 수 있음
중장년에게 일 체험은 경력자보다는 새로운 분야에 임직하는 디딤돌 역할, 취업이나 창업 전 해당 일자리 분야의 경험을 지원하기 위한 단계이다. 2단계에서 직업역량강화교육을 수료했더라도 취업 후 수요처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한 잦은 직장이동, 취·창업 연계 성공의 어려움, 새로운 노동시장에 대한 생소함 등을 감안할 때 중장년에게는 필요한 단계이다(예시: 장례관리 분야 취업을 위한 교육훈련과정에 장례식장 실습을 7일/50시간을 포함하여 커리큘럼을 구성할 수 있음).
성공적인 취·창업으로의 진입을 위해서는 교육과정 수료 후, 중장년이 참여하는 소형 프로젝트, 단기용역의 일거리를 계약기반으로 수행할 수 있다. 채용계약 형태의 고용방식이 아닌 직무, 작업, 프로젝트 단위의 일거리를 계약기반으로서 수요자의 비용부담을 덜어 상대적으로 중장년이 해당 직종 취·창업을 하는데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4단계】 일자리 매칭: 중장년과 민간기업 상호간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매칭을 담당하는 전문가(전문교육을 받은 상담사)나 서비스 제공 회사, 자격관리를 담당하는 협회 등과 협력할 수 있음
발굴된 일자리 시장에서 찾은 채용정보와 중장년을 연결하는 과정은 청년일자리 매칭과 비슷하지만 중장년의 경우 청년일자리와는 다른 어려움이 발생한다. 실제 수요가 있는 민간기관의 직무기술을 완전히 갖춘 경우는 거의 없으며, 이러한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에 대해 기업과 중장년 모두 협의하여 조정해야 한다. 이 과정을 담당하는 것이 매칭 전문가(예: 직업상담사)나 연계서비스 회사, 협회 등이 될 수 있다.
【5단계】 일·활동 진입: 일 체험과 일자리 매칭 후 바로 민간 기업으로 취업도 가능하지만, 비경력자인 경우 중장년과 기업 간의 정합성 확인을 위해 인턴십 단계가 중요함
- 장례관리 분야 중장년 일자리 연계 가능성 인터뷰 중에서
장례식장에서는 기존 경력자를 선호하기는 하지만, 결원 발생에 따른 인턴 채용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경력자들은 장례 진행절차 및 관련 업무를 전체적으로 숙지하고 있어 독자적으로 원활한 업무수행이 가능합니다만,
비경력자는 업무가 미숙하며, 특히 중장년의 경우 체력 및 건강상의 어려움을 많이 호소합니다.
장례식장은 사실 유가족과의 공감대가 최우선입니다. 삶의 경험이 많은 중장년이 장점을 가질 수도 있지만,
유가족과의 상담 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디지털화된 업무환경에 적응되어 있어야 합니다.
장례지도사 자격을 취득한다면 종사 할 수 있는 직무영역은 화장시설(대부분 공공시설이므로 공개채용)을 제외한
장례식장이나 상조회사인데, 장례지도 절차수행 외에 고객유치를 위한 영업활동도 중요합니다.
또한 교육을 통해 장례지도사 자격을 취득한 중장년은 주로 기존 상조회사나 장례식장을 통해 건별로 일을 하다가
경험과 업무 네트워크가 형성되면 창업하는 비율도 높습니다. 장례업무는 장례지도사 취득 이후에도 현장실습 또는
인턴십이 중요합니다. 장례식장은 지속 근무 여부가 중요 기준인데, 중장년의 경우 퇴사율이 높기 때문에,
인턴으로 3개월 정도 서로 간의 탐색기간을 거치면 좋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신규직원이 입사하면 기업에서 제공하는 온보딩 프로그램은 ‘조직 내 신규 구성원이 조직의 문화와 직무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다. HR시장에서는 이러한 온보딩 프로그램을 매우 중요시하는데, 중장년을 대상으로 하는 온보딩은 청년이 취업했을 때 진행하는 온보딩보다 매우 중요하다.
OJT(On the Job Training)와 비슷한 온보딩 프로그램은 3~6개월 정도 진행되며, 조직문화습득 및 미션수행, 기업의 목표 및 전략 등에 대한 교육, 일하는 방식 등을 전달하고자 한다. 그러나 퇴직연령이 얼마 남지 않은 중장년에게 온보딩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민간기업은 많지 않기 때문에, 공공기관에서는 중장년 취업지원을 위해 인턴십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인턴십은 중장년 채용 수요가 있는 기업(또는 비영리기관)과 취업 목적이 있는 중장년층을 모집하여 기업과 매칭 후 인턴으로 근무할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인턴십 희망 중장년층을 모집할 때 관련 직업역량강화교육을 이수한 중장년을 우선 선발하는 것도 방안일 것이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올해 40대 대상 전·이직을 돕는 미네르바형 직업전환체계를 구축하여 5060세대뿐만 아니라 40대까지 확장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더불어 중장년 채용수요가 있는 다양한 민간·공공기업과 협업을 통해 중장년 직업역량강화교육을 제공하고 연계된 민간일자리 취업을 지원하고자 한다. 앞으로 재단의 일자리 모델은 새로운 직무에 대한 전환교육·역량강화교육과 함께 인턴십, 기업연계 취업지원을 강화함으로써 일자리 사다리의 중심 역할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 본 원고의 내용은 연구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1「민간연계 중장년 일자리 모델 개발」 (서울시50플러스재단, 2022), 「대학연계 50+시니어 교육과정 운영모델 개발」 (서울시50플러스재단, 2022)의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