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일자리 활동으로 만난 따뜻한 사람들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내가 만난 것은 재단 설립 첫해인 2016년도이다. 그해 나는 재단에서 시행하는 보람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진로를 지도하는 지원관 활동을 시작하였다. 이후 재단, 캠퍼스, 센터의 각종 활동에 참여하였다. 강좌 수강, 커뮤니티, 보람일자리 활동, 재단·캠퍼스·센터의 포럼 등 다양한 행사에는 물론 관심이 가고 흥미롭게 생각되는 것이면 시간이 나는 대로 참여하고 활동하였다. 그 활동을 통해 만난 분 중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몇 분의 이야기를 먼저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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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이곳을 거쳐 가고 활동 중인 수없이 많은 ‘50플러스’들이 있다. ⓒ 50+시민기자단 안종익 기자

 

그의 열정은 어디까지

그는 이제 오십플러스 세대의 나이를 지나 재단 내의 활동은 종료하였지만, 자신의 전문 활동 영역인 금융 관련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초·중등 학생 대상 기본 금융교육, 신용불량자에 대한 금융 지원 심사, 금융기관의 고객 업무 지원, 장애인 사업자의 기업 심사 등 시간이 부족한 듯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요즘도 그는 새로운 활동으로 받은 명함을 꺼내 보인다.

 

“힘 안 들어요?”라고 물으면 미소를 띠며 말한다.

“가끔 힘들다는 생각도 들지만, 아직 누가 나를 필요로 하니 좋아요.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다른 건 다 제쳐두고라도 그의 일에 대한 열정만큼은 젊은이들 이상이다. 진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일까?

“일하시는 건 좋은데 너무 무리는 마세요. 선별해서 정리하는 것도 용기입니다.”

그는 내일도 씩씩하게 일터로 향할 것이며 또 도전할 것이다. 

 

노력으로 이루어진 성취, 그녀는 대단하다

이분은 경력 단절이신 여성분이다. 뒤늦게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관련 보람일자리로 재단 내 활동을 시작한 분인데 어느 날 스마트폰 교육을 받으시더니 지금은 스마트폰 강사를 병행하고 계신다.

 

얼마나 꼼꼼하신지 교육 수강 시 그 내용 하나하나를 다 메모하여 함께 수강한 분들을 도와주더니 강사에게 발탁되어 보조 강사로 활동하다가 이제는 명품강사로 이름을 올리신 분이다. 스마트폰 활용 전도사, 지금은 디지털 강사계에서 이름이 회자될 정도이다. 스마트폰의 사용이 미흡하신 주변의 많은 분들에게 개인 지도를 친절하게 해주는 모습을 수없이 보았다. 이분도 다음 해에는 재단 활동이 종료된다.

 

일이 일을 낳아서 그녀의 활동 무대는 점점 커져가고 새로운 영역의 활동을 계획 중이다. 그녀를 찾는 분들이 주위에 그득하고, 가만히 계시는 분은 아니니 기대가 된다. 무리하지는 않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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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단, 캠퍼스, 센터에서 받은 과정 수료증과 강좌 이수의 흔적 ⓒ 50+시민기자단 안종익 기자

 

보람을 통해 삶의 균형을 찾다

보람일자리는 그야말로 보람을 느끼지 못하면 중도에 그만두는 분들도 종종 있다. 이분은 수요가 많은 전문 국가 자격증이 있는 분이어서 전일 일자리를 하고자 하면 언제든지 높은 급여를 받고 일을 할 수 있는 분이다. 보람일자리로 건강 코디네이터를 하는 분인데 딱 거기까지만 한다며 만족스럽게 활동하고 있다. 나머지 시간은 자신이 즐기고 하고 싶은 일에 시간을 할애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활동에도 절제가 필요하다. 일도 하다 보면 욕심이 생겨 연결되는 다른 일이 생기는데 이분의 일에 대한 절제는 확실하다. 즐기는 것이 아닌 일로서 시간을 늘리면 지금의 일도 보람을 잊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지론이다. 아쉬움도 있지만, 지금이 아주 좋다는 그녀, 역시 멋진 분이다.

 

이분도 다음 해에는 보람일자리 참여가 종료되는데, 가만히 있지는 않을 분이다. 지난해에는 혹시 모른다며 국제 건강 관련 코디네이터 과정을 이수하였다.

“그냥 놀기만 하지는 않을 거예요. 여행도 다니면서 일과 놀이가 적정히 안배되는 삶을 지향하지요.”

그녀의 삶에 대한 균형 감각을 엿볼 수 있다.

 

맑은 분의 선한 영향

그는 마음이 참 맑다. 그가 일로서 맞이해야 하는 타인과 주변에 대한 배려와 공감력, 친절함을 보고 처음에는 저렇게 꾸준히 할 수 있을까 지켜보기도 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그 자세가 꾸준히 유지되는 일관성을 보고 ‘아! 심성이 맑고 고운 분이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활동 중 그런 분을 만난다. 보람일자리에 딱 어울리는 분들이다. 그분들의 마음은 상대에게 그대로 전해져 일의 시너지뿐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도 행동의 규범이 되고 활동의 지침이 된다.

 

자신의 달란트를 마음껏 상대에게 성실하고 친절하게 전하는 분들이 많을수록 이 사회는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마음이 맑은 그가 계속 50플러스들의 놀이터인 이 공간에서 활동해 주기를 기대한다. 그와 함께 활동하는 것은 무엇보다 행복한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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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아문화연구회 커뮤니티 활동 ⓒ 50+시민기자단 안종익 기자

 

인생 2막에서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

퇴직 후 만나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도 이미 알고 있는 친구나 동창, 예전 직장의 동료, 선배들과의 모임이었다. 만약 내가 새로운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알고 있는 이들과의 편한 교류가 계속되었을 터이고 그것만으로도 그리 부족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는 이들과의 지속적인 교류, 친숙한 만남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학습의 과정에서 우연히 접하게 된 서울시50플러스재단 내의 다양한 활동은 새로운 공간으로 활동의 외연을 넓혔고 이곳에서 또 많은 사람들과의 교류로 이어졌다. 아름다운 것들은 참 많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자연이든. 그중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은 그 어느 것보다 기쁘고 즐겁다. 감동하게 하고 설레게 한다.

 

직장 생활 중 거의 매일 함께했던 선·후배·동료들도 퇴직 이후 서로 간 환경이 달라지고 만남이 여의치 않아지면서 잊혀 간다. 정확히 말하면 각자의 삶으로 만날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만날 순서가 뒤로 미루어지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잊히는 거다. 또 오래 격조하다 보면 서로 간 연락하는 일도 머쓱해지니 더 그렇게 된다. 일부러 이유를 만들어 만나지 않고는 만날 일도 거의 없다. 삶의 연이란 게 그런 거다.

 

그러니 자연스레 현재의 일로, 또는 관계로 만나는 사람이 우선이 된다. 서로 간 전제가 없이 만났으니 선입견도 없고 부담이 없으니 있는 그대로 노출이 되어도 편하다. 어찌 보면 가장 솔직히 표현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주게 된다. 상대도 그렇다. 모양을 특별히 갖출 필요도 없고 있는 그대로의 만남이 된다. 자연이고 자유인 만남이 되는 것이다. 익명의 섬에서의 자유로움.

 

퇴직한 지도 어찌하다 보니 수년이 흘렀고 프리랜서로 이것저것 즐기는 활동을 하면서 새롭게 만난 이들이 있다. 만난 기간도 예전의 시간들과 비교하면 너무 짧은 시간이다. 그 시간 몇몇 아름다운 이들을 알게 된 것이다.

 

아름다운 이들은 우선 마음이 선했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성실했다. 얼굴에도 나타난다. 그가 살아온 지난 삶이 어떠했는지, 타인을 배려할 줄 알고 베풀 줄 아는 이들이다. 이름을 밝히고 싶은 몇 분들이 생겼다. 그들을 알게 되어 참 기쁘다. 그들에게 배우고 반성한다. 그들의 실천력에 놀라고 그들의 따뜻함에 감사한다. 언젠가 그들의 이름을 불러도 될 시간이 올 것이다. 하여 이곳에서 만난 이들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시간이 좀 더 흐른 후 기록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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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 개의 스토리 천 권의 자서전’ 강좌를 듣고 쓴 아버지의 자서전 미완성본 ⓒ 50+시민기자단 안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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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플러스 활동으로 연계된 직장 후배들과의 만남, 그들은 퇴직 후의 나를 어떻게 그리고 있었을까? ⓒ 50+시민기자단 안종익 기자

 

사람이 가장 아름답다

훗날 또 이 시간이 지나 잊히더라도 그들의 이름을, 아름다움을 꼭 기억해 낼 것이다. 느지막이 인생 2막에서 만나 나의 가슴을 뛰게 한 그들을! 나의 마음을 설레게 한 그들을 잊지 않을 것이다.

 

50플러스 세대의 인생 2막은 또 다른 아름다움의 길을 걷게 해주는 만남의 무대이다. 사람이 가장 아름답다. 필자가 만난 그들은 지금도 그들을 찾는 이곳저곳에서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전하며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을 것이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라는 정현종 시인의 시구절이 떠오른다. 

 

 

50+시민기자단 안종익 기자 (try3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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