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며 첫발 내딛기

온라인쇼핑몰 운영하기 (두 번째 분야) >

 

 

인터뷰 : 30여년의 공직생활을 하고 작년 8월에 은퇴한 익명의‘A’와의 두 번째 만남.

 

 

경직되고 융통성이 없는 공직생활을 마치면서 은퇴자 A가 경제적 자유와 자유로운 삶의 조화를 위해 디지털 노마드라는 길을 선택하면서 던진 질문은 내 달란트가 뭘까였다. 곰곰 생각하다 내린 답은 크리에이티브한 활동에 소질이 조금 있는듯한데.....” 였다. 결국 영상을 만들고 채널을 운영하자고 유튜브의 바다로 몸을 던졌지만, 유튜브 하나만으로 성과가 있을까란 의구심과 불안감을 지울 수가 없었다. 경제적 자유를 전제로 한 디지털 노마드에게서 또 다른 포트폴리오는 필수불가결하다.

 

경제적 자유는 모든 이의 꿈이다. “사장님~, 대표님~” 소리를 들어보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평생을 직장생활을 하며 매일 직장 상사의 잔소리를 들으며 고된 나날을 보냈다거나 법인카드로 비싼 식사비를 아무 거리낌 없이 결제하는 지인을 뒀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자연스레 질문을 다시 던졌다. “내가 기업이나 단체에 상근(full-time job)으로 재취업을 하지 않고 프리랜서로서 돈을 버는 방법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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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조금씩 경제적 자유를 얻어가는 상징적인 이미지를 표현한 동영상을 캡쳐하였다.

출처: Pixabay 무료사진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A에게 경제적 자유를 위한 모험에 뛰어들게 한 멘토이다. 4사분면의 법칙에서 엄청난 물가상승으로 화폐가치는 끝없이 하락하는 하이퍼인플레이션(hyper-inflation) 미래에서 봉급생활자의 삶을 과감하게 박차고 나와 투자자나 사업가가 되길 강력하게 추천한다. 하지만 창업하겠다고 하면, 늘상 주변에서 돌아오는 메아리가 있다. 공무원이나 교사, 군인, 경찰이 퇴직하고 창업하겠다고 하면 완전 밥이란 말뿐이었다. 세상 물정 모르는 모범생 같다는 코웃음과 안타깝다는 눈초리와 시선은 덤이고, 퇴직금 모두 날리려면 한번 해보란 말로 카운터 펀치를 날린다. A는 그런 말을 들을수록 이거 구미가 당기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금은 실질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데 100세 시대에 나이 들어가면서 늙어 죽을 때까지 돈 걱정하며 살 것인가 아니면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과감히 도전할 것인가. 하지만, 숫자에 불과하다는 50이란 나이에 너무 무모한 도전은 나뿐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잔소리 같은 여러 선배와 지인들의 조언도 새겨듣는 게 중요하다. 다음 질문은 이러한 시행착오를 겪지 않는 방법은 뭐지?” 였다. 투 트랙으로 전략을 구상하였다.

 

내 연금에 손대지 않는 오프라인 창업온라인 창업이 그것이다.

 

A는 퇴직 전에 리타이어 후 경제적 자유를 위한 마스터플랜을 짜면서 첫 번째 트랙인 내 돈이 들어가지 않는 창업에 줄곧 관심을 가졌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창업자금을 지원해주는 예창패(예비창업자패키지)’는 그런 의미에서 실패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프로그램이었다. 식품 분야에 공부한 경력과 지식을 살려서 <글루텐 카제인 슈가 프리를 통한 뇌인지 개선 식품의 제조>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였다. 밀가루 단백질인 글루텐(Gluten)과 우유 단백질인 카제인(Casein)은 거대 분자모방을 일으켜서 사람의 장을 통과해서 혈액을 타고 뇌까지 도달한다. 염증을 유발하는 슈가를 비롯한 글루텐과 카제인이 뇌를 보호하는 혈액뇌장벽(Blood brain barrier) 손상을 일으켜 침투함으로써 뇌인지 장애의 한 원인이 되기 때문에 이러한 성분들을 포함하지 않고 맛있는 빵을 제조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많은 자료 준비와 연구가 부족한 탓에 3월에 신청했지만 2 1의 경쟁률을 뚫지 못하고 4월 발표에서 합격하지 못했다. 마음은 아팠지만 포기하지 않고 더 나은 아이템을 지속 고민하기로 다짐했다.

 

또 다른 전략이 온라인쇼핑몰 창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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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상점의 사장이 되어 상품을 팔고 돈을 받는 온라인 쇼핑몰을 상징하는 이미지 출처: Pixabay 무료사진

 

 

 

A의 집은 마켓컬리로부터 꽤 많은 식재료를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먹는다. 10시에 큰딸이 엄마, 쿠폰이 만원이나 들어왔는데 살 거 있어요?” 라며 말하자, “그러잖아도 주문할 게 있는데 잘됐다.”라는 아내 말에 바로 주문한다. 다음 날 이른 새벽 큰딸이 출근하려고 현관문을 연다. “엄마, 마켓컬리에서 주문한 거 왔어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새벽 배송 시스템이다. 심지어는 몇천만 원 하는 테슬라 자동차도 온라인으로 구매한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세상의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그야말로 온라인 천하이다.

 

리타이어하고 반년 정도가 지나서 올해 2월 중순께에 매일 출근하다시피 하는 집 근처 북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 주문하고 전시된 책을 둘러보았다. <부의 변곡점>이란 책이었다. 대충 내용을 보니 유명 유튜버가 온라인 쇼핑몰에 관해 쓰고 있었다. 분량도 많지 않아 주문한 커피를 받고 북카페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서 테이블로 책을 공짜로 가져왔다. 그날 앉은 자리에서 그 책을 모두 읽었고, 필요한 사항을 노트에 꼼꼼히 기록했다. 내가 작년에 경제적 자유를 위한 마스터플랜을 짤 때 한 줄이 들어갔던 아이템이기 때문에 단숨에 결행할 수 있었다. 여러 온라인 쇼핑몰 형태가 있는데 <돈버는 형님들>이란 유튜버가 추천한 방법은 위탁 판매였다. 인터넷상의 도매꾹, 이지마켓 등 여러 도매 사이트에서 적당한 상품을 내 온라인 쇼핑몰에 등록해 놓으면,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탐색하다 내 쇼핑몰 상품을 주문한다. 위탁판매자는 도매 사이트에서 소비자를 대신하여 대금을 결제하고 주문해서 배송시켜주고, 구매자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결제한 대금을 정산받는 구조이다. 자신의 집에 특정 제품을 미리 사서 재고를 쌓아놓고 주문받으면 배송시켜주는 사입이나 해외구매대행등도 있지만 위탁판매방식이 가장 일반적이다. 재고가 쌓인다거나 해외 구매대행과 같이 언어적, 시간적 거리에서 오는 제한사항도 없어서 리스크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다음 날 바로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하기 위한 작업을 실행했다.

3(수정).jpg 이미링크

 

 

 라이언 쇼핑몰이란 상호로 국세청 홈택스에 사업자 등록을 하였다. A는 비록 한 번 실패는 했지만, 내년에 다시 오프라인 창업을 도전할 예정이라서 아내 명의로 사업자 등록을 하였다. ‘예창패는 이미 사업자로 등록된 경우는 신청할 수 없는 예비 창업자 지원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정부 24시에 통신판매업 신고를 하였다. 생활필수품, 의류, 신발, 가전제품, 식품 등 모든 제품을 판매하기 위하여 가장 일반적인 형태이기 때문이다. 업태는 소매업이고 종목은 전자상거래소매업이었다. 두 가지 서류는 승인되는데 약 2주 이상이 걸렸다.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쿠팡, 11번가, G마켓, 옥션, 위메프 등 아주 다양하지만,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플랫폼으로 정하였다. 이유는 정산하여 입금해주는 기한이 가장 빠르고, 수수료도 5% 내외로 가장 싸기 때문이며, 판매도 쿠팡이나 11번가, G마켓, 옥션보다도 많이 일어나는 대표적인 쇼핑몰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 단순 구매자가 아닌 판매자인 셀러로 가입하고 나중에 내 상품이 판매되면 정산받기 위해서는 사업자 대표인 아내 통장을 등록해야 했다. A는 플랫폼에 매니저로 추가 등록하여 실질적으로 온라인 쇼핑몰의 상품등록, 판매관리, 반품 및 취소 관리 등 모든 사항 업무를 담당하였다.

 

 

첫 상품을 2시간 정도 걸려서 어렵사리 등록하였다. 책을 보고 노트한 내용대로 입력하다 해결이 안 되는 분야가 나오면 <부의 변곡점> 저자가 운영하는 <돈버는 형님들>이란 유튜브 채널을 계속 돌려보면서 정보를 얻었다. 유튜버 정윤진 씨는 지금은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파워셀러가 되어 억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처음에 상품을 등록하고 첫 주문은 한 달이 걸렸다고 했다. 매일 매일 상품을 한두 개라도 꾸준히 등록하다 보면 네이버에서 판매지수가 올라가 소비자들에게 노출이 많이 되어 주문이 들어온다고 했다


데 웬걸 <고양이 발 오르골 무드등>이란 상품의 첫 주문이 들어왔다. 개점 5일 만이었다. 신기했다. “나한테 주문이 들어오네.” 짜릿한 경험이었다. 물론 하나 단가가 11,900원이고 수수료를 제외하고 발생하는 마진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어쨌든 연금 말고 첫 소득이 생긴 것이었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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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일주일 동안은 주문이 하나도 안 들어왔다. 저자는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을 시작하고 판매가 잘되지 않아 반년을 넘기지 못하고 대부분 사람이 포기한다고. 그래서 A는 고민하다 나름의 전략을 짰다. 노출이 많이 이루어지기까지 도매 사이트에서 인기 있는 상품 중에서 자신의 집에서 도매가로 구매해서 사용할만한 것을 주문해서 판매지수를 높이는 것이었다. 가족 찬스를 사용한 것이다. 먼저 큰딸이 아빠가 온라인쇼핑몰을 연 기념으로 노트북 거치대를 주문해줬다. 노트북이나 PC를 많이 사용하다 보면 사람 대부분이 거북목이 되기 때문에 기울기를 높여주는 거치대를 설치하고 그 위에 노트북을 올려놓으면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작은딸은 친구에게 선물하기 좋은 <고양이 오르골 무드등>을 주문해줬다. 그리고 집에서 먹을 루왁 커피도 주문했다. 가끔 한두 건의 주문이 들어오는데 둘째 딸이 하루는 아빠 지금 보조배터리가 무척이나 핫해요. 도장집처럼 미니미니 한 보조배터리를 저도 살려고 하거든요하는 정보를 줬다. 바로 검색했더니, 단가가 6,900원 정도인데 일반적인 배터리보다 크기가 작으니 휴대하기가 너무 간편했고, 딱 하루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인 5,000mA였다. 최소 마진 가격 전략을 취하다 보니 제법 주문이 들어왔다. 일단 인고의 세월을 견디면 파워셀러가 될 날이 오고 그때 고마진 정책으로 선회하자는 전략을 세웠다.

 

 

마진은 아주 미미하지만, A가 디지털노마드 포트폴리오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한 지 벌써 5개월여가 되어간다. 디지털노마드로서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주문 상품의 수량이나 주소를 잘못 입력하거나 다른 상품이 배송되어 클레임이 들어온다거나 최저가 정책을 쓰다 보니 공급처에서 가격을 지킬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씨앗 등급에서 한 등급 업그레이드되어 새싹등급이 되었다. 매출도 3개월 만에 200만 원을 달성했다. 모임에서 오랜만에 만난 대학 친구가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너무 반가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그 친구는 미손이라는 온라인쇼핑몰 업체의 온라인 대리점으로 연 8천만 정도의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었다. 친구 소개로 A도 대리점으로 입점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이외에 쿠팡, 11번가, 옥션, G마켓까지 총 5개 플랫폼에 상품을 복수 등록하는 방법을 병행하면서 노출지수 증가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콩나물에 물을 주면 물은 모두 빠져나가지만, 언젠가 콩나물이 쑥쑥 자라있겠지 하는 바람으로 매일매일 3 ~ 50개의 상품을 등록하고 있다.

 

2막 인생, 나의 또 다른 능력에 대한 자기 확신이 없어서 도전하지 않고 아무런 목표도 없이 하루하루를 사는 길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나에 대한 확신으로 가슴 벅찬 삶을 살기 위한 최적의 경험을 할 것인지. 그건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월든에서 데이비드 소로우가 이야기한 것처럼 이를 위해서는 자신을 사냥하는 탐험으로 나아갈 때 얻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시민기자단 서상록 기자 (qmsss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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