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든에이지에 신바람나게 도전해 보기

스킨스쿠버 (첫 번째 분야) >

 

인터뷰 : 30여 년의 공직생활을 하고 작년 8월에 은퇴한 익명의‘A’와의 네 번째 만남.

 

푸치니의 마지막 아리아 <투란도트>에서 이방의 왕자 칼리프는 세 가지 수수께끼를 맞혔지만 결혼을 거부한 공주 투란도트에게 목숨을 건 청혼을 한다. “만약 다음날 새벽까지 공주가 내 이름을 맞히면 당신이 승리자가 되고, 나는 죽음을 맞이하리오.” 라며 별이 빛나는 한 밤에 잠 못 이루고>라는 노래를 부른다. 공주는 왕자의 몸종인 여자 노예가 죽으면서까지 왕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걸 보면서 그녀의 왕자에 대한 지순한 사랑에 마음이 움직인다. 이윽고 아침이 되자 얼음처럼 차가웠던 공주도 왕자의 목숨을 건 도전을 받아들여 입맞춤을 받으며 외친다. 그의 이름은 사랑이라고.

 

목숨을 건 도전?’ 중년들에게 스킨스쿠버는 마치 목숨을 건 도전이라는 생각들이 많은 듯하다. 하지만 스킨스쿠버도 레크레이션 활동 중 하나이고 사고 사례도 자동차나 오토바이보다도 극히 드물다. 물론 지상이 아닌 수중에서의 도전이기 때문에 아주 쉽지는 않지만, 성공하면 달콤한 키스처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도전이기에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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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닷속에서 아름다운 열대어와 산호초 사이에서 유영하는 다이버 (출처: Pixabay 무료사진)

 

  

바다는 지구 면적의 2/3 이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바닷속에는 200년 이상을 사는 장수 생물인 고래, 바다의 폭군 상어, 돌고래, 문어, 그리고 참치나 민어, 광어 등의 횟감 그리고 열대 관상어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바다 생물들이 존재한다. 디즈니가 만든 만화영화 인어공주니모를 찾아서처럼 바닷속 물고기들은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그곳을 유토피아로 만든다.

 

7월 작렬하는 태양에 바닷속은 무척이나 깜깜하고 칠흑 같았다. 하지만 바닥이 보이면서 그 빛을 받아 환해진다. 이윽고 물고기떼들이 나타난다. 열대의 바다가 아닌 23년도 여름 동해 바다의 이야기다. 21년도에 제주 앞바다에서 체험 다이빙을 처음으로 해봤다. 제주 앞바다에서의 경험이 딱 오십대 중반이였다. 네 부부가 여행을 같이 갔다. 사실 처음부터 제주에서의 여행 스케줄에 스킨 스쿠버 체험을 넣기는 쉽지 않았다. 아내들 대부분은 소극적이었지만 남자친구 두 명이 내 의견에 적극 동조했고 약간의 반대가 있었지만 스킨 스쿠버에 대한 갈망이 너무 커서 내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결국 남자 셋, A의 아내를 포함한 여자 둘, 총 다섯 명이 바다 속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떨치고 제주 바다 속으로 들어갔다.

 

첫 경험은 누구에게나 행복감과 즐거움만을 온전히 주지는 못하는 듯하다. 수심이 깊어질수록 물의 압력이 세져서 고막을 압박해오기 때문에 물속에서 수경 속의 코를 잡고 힘껏 콧바람을 불어 뱉듯이 하면 귀에 오는 통증이 해소되는 압력평형(equalizing)을 한다. 물 밖에서 이론으로 들었을 때와 바다 한가운데 물속에서 손발이 통제되지 않고 이것저것 신경써야 하는 상황에서 압력평형이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몇 번하다 보니까 익숙해졌다. 잠수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높은 고도로 나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잠수 후 등에 메는 공기통의 질소가 체내에서 모두 없어질 때까지 12시간 정도가 지나야 한다. 다다음날 제주에서 서울로 복귀했고, 얼마간 귀 상태가 개운치 않은 듯한 느낌을 받았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A의 첫 도전과 모험은 나름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231월에 필리핀 세부로 A는 친구들 네 명이랑 호핑투어를 갔다. 거기서 두 번째 체험 다이빙을 했다. 제주에서 스킨스쿠버를 무서워서 못한 친구까지 포함해서 모두가 체험했다. 제주 바다와는 차원이 다른 신세계였다. 수온도 열대 바다라서 전혀 춥지 않았고 열대어들은 그야말로 형형색색의 다채롭고 예쁜 모양으로 물속을 유영하고 있었다. 가이드가 준 포도알만한 물고기 먹이를 물속에서 손가락으로 비비며 풀어내자 주변으로 수백 마리의 물고기 떼가 모여들었다. ! 이런 판타스틱한 경험은 스킨 스쿠버의 세계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아직 잠수복인 웻슈트(wet suit)에 잠수장비를 착용하고 있지만 부력조절장치를 내가 조절할 수 없고 아주 얕은 수심에서만 스쿠버를 한다는 사실은 A에겐 뭔가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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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에서 스킨스쿠버를 마치고 보트에 걸쳐 앉아 성취감을 만끽하는 A (출처: 은퇴자 A 제공) 

 

 

결국, 23년 여름이 끝나기 전에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따기로 결심했다. 국제적으로 공신력있고 가장 대표적인 스킨스쿠버 단체는 PADI (Professional Association of Diving Instructors ; 다이빙 전문 강사 협회)이다. 자격증은 가장 기본이 되는 오픈워터(Open water ; 개방수역) 자격증, 그리고 상급자 코스인 어드밴스드(Advanced) 자격이 있다. 여기에 강사 등과 같이 전문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응급처치 과정인 레스큐, 강사활동을 위한 마스터 과정 등이 있다. ‘오픈워터 자격은 크게 실내 수영장 잠수풀에서 2일 동안 실습을 진행하고, 개방수역, 즉 바다에 나가서 네 번의 다이빙 실습을 마치고 최종적으로 이론 자격시험을 합격하면 자격증이 발급된다. 인터넷으로 준 다이브라는 다이브 마스터라는 최고 단계의 자격증을 보유한 강사에게 오픈워터 자격 코스를 신청했다. 첫날은 강의실에서 PADI의 영상 교육자료를 보면서 이론 지식을 쌓고 집과 가까운 올림픽공원 잠수풀에 갔다. 그야말로 잠수복을 입고 실습강의를 받거나 물속에서 서있는 자세로 움직임 없이 떠 있는 호버링자세를 연습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거기서 인플레이터, 레귤레이터, 수심계 및 진압계, 에어실린더 등 장비에 대해 직접 설명을 듣고 잠수복인 웻슈트를 착용했다. 웻슈트의 원리는 슈트인 잠수복과 사람의 몸 사이에 물을 넣으면 갇힌 물이 체온에 의해 덥혀지는 원리이다. 그러다 보니 수영장 물이 전혀 춥지도 않고 미지근해서 잠수훈련을 하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물속에서 코까지 감싼 수경을 벗었다 다시 착용하는 응급훈련이나 잠수장비를 벗었다 다시 착용하거나 공기통의 산소가 다 떨어져서 물속 잠수 파트너인 버디와 예비 호흡기를 주고받는 훈련 등을 했다. 두 번째 날은 첫째 날보다 좀 더 깊은 수심인 5M 이하로 내려가서 중성부력 연습과 호버링 연습을 경험하였다. 중성부력은 물속에서 뜨거나 가라앉지 않고 몸을 수평으로 유지한 채 있게 만드는 상태를 이른다. 강사 말로는 이것이 스킨스쿠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수중에서 내 몸이 갑자기 떠오르거나 가라 앉아버려 도무지 통제할 수 없어서 이 중성부력이 가장 어려운 상태라는 것이다. 끊임 없이 호흡을 통해서 중성부력을 만들어야 물고기처럼 자연스럽게 유영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스포츠나 레크레이션처럼 연습에 답이 있다.

 

드디어 729일 강원도 양양 남애읍으로 중년의 A 말고도 두 명의 20대와 30대 젊은 실습생들과 오픈워터 해양실습을 나섰다. 남애리조트에는 많은 다이버들이 다이빙을 위해 야외 준비장소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첫번째 다이빙은 보트를 타지 않고 해안가에서부터 걸어서 5미터 얕은 수심에서 실내 풀장에서 했던 응급훈련을 하고 오픈워터에 적응하는 훈련을 했다. 조금은 익숙치 않았지만 무난하게 마치고 와서 리조트에서 준비한 김치찌개랑 밥을 야무지게 먹고 잠깐 쉬었다 두 번째 다이빙을 하러 이번에는 보트를 타고 해안가에서 먼 바다로 나갔다. 이번에는 좀 더 깊은 15미터 수심까지 내려갔다. 그런데 이게 왠걸. 거의 바닥 부근까지 깊이 내려가자 동해의 찬 물이 웻슈트 안으로 쑥 밀려 들어왔다. A는 원래 여름보다는 추위를 조금 타는 체질이어서 더 몸이 떨려왔다. 그러다 보니 호흡도 제대로 통제가 되지 않았다. 머릿속으로 문득 목숨을 건 도전이라는 말이 맴돌았다. 하지만 추위를 참으며 수중에서 수경 벗기, 버디에게 예비 호흡기 제공하기, 부력조끼 벗었다 다시 착용하기 등 계획된 프로그램을 모두 마쳤다. 그 날 주문진항에서 강사, 동료 실습생이랑 저녁 식사와 간단한 반주를 하면서 피로를 날리고 숙소로 돌아왔다. 하지만 A의 머릿속은 다음 날 아침 8시에 진행될 세 번째 다이빙 때 바닷속 깊은 물에서의 추위에 대한 대처를 어떻게 할 것인지였다. 그래서 지난 두 번째 다이빙 때 A의 실수가 웻슈트를 제대로 활용 안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리조트 샤워실에부터 슈트를 사전에 착용하고나서 발목 부위를 잘 닫아 슈트 안에 물을 잔뜩 채워 갇힌 물이 따뜻해지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세 번째 다이빙은 성공적이었다. 어제와 다른 포인트로 갔고 거기서 중성부력 훈련를 하면서 동해 바다에도 이렇게 많은 물고기 떼가 있다는 사실에 다시금 놀라며 필리핀 세부처럼 판타스틱한 경험을 했다. 마지막으로는 오픈워터 자격증의 최고 수심인 18미터까지 되는 수역의 포인트로 가서 호버링, 중성부력 등에 대해 연습하고 실습을 마치고 서울로 와서 마지막 이론 시험을 통과했다. 동해에서의 오픈워터 자격실습 교육은 이전 체험 다이빙과 달리 내가 직접 장비를 착용하고 조절하면서 바닷속에서 길을 찾고 유영을 즐길 수 있는 기본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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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PADI에서 발행하는 오픈워터 자격증 (출처: 은퇴자 A 제공)

 

 

도전이란 뭘까? 모험이란 뭘까? A는 인생 후반전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스테이지에서 멋진 경험을 해보고 싶다. 한번 뿐인 인생을 다람쥐 챗바퀴 돌듯이 루틴한 일상 속에 가둬두지 않고 자유분방한 기질대로 자기만의 방식으로 여러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며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도전이고 모험이리라. 내 운명의 주인공은 나라는 강렬한 자각을 통해 있을 때만이 나는 존재한다. 하지만 목숨은 많이 소중하니 스킨스쿠버도 가능하면 열대 바다에서 친구들과 재미나게 하고, 스카이 다이빙은 젊었을 때 몇 번 해봤던 걸로 퉁치기로... ^^

  

 

시민기자단 서상록 기자(qmsss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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