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펼친 선배시민들 가르침은 가장 큰 배움이겠죠!”

밥도 거르며 독서+감정배우는 지도사과정 수업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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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심리감정코칭지도사 과정은 책과 감정이라는 두 개의 축으로 운영되는 수업이다 시민기자단 원동업 기자 

 

 

3시간의 수업을 마친 후에도, 학생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쉬지 않고 진행한 수업이 1시 반에 이르렀으니 점심식사도 거른 채였다. ‘학생들이 논의하고 있는 것은 수업안 작성! 4명 정도로 구성된 한 팀이 하나의 수업안을 짜내는 것이 목표. 성동50플러스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독서심리감정코치지도사 과정을 참관했다. 무엇이 여기 40대에서 60대까지의 학생들을 불 붙였을까? 수업에 참여한 후에는 황주미 강사에게도 물었다.

 

그림책을 뚫어져라 본다.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인다

 

수업에서 주력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스킬이었다. 수업을 어떻게 시작할까?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하면 부드럽게, 그러면서도 임팩트가 있는 마무리를 줄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첫 시작은 보다 자연스러워야 한다. 마음을 닫아버리면 이후엔 볼 것도 없으므로. 부담 없게 그러나 모두의 호기심을 끌 수 있게 가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내 마음을 맞춰볼래? 초성 퀴즈야! 오늘 내 마음은 ㉦㉦㉭. 뭘까요?”

오늘 아침에는 제가 뭘 먹었는지 맞춰 볼래요? 저는 아침에 ㉢㉬㉨을 먹었어요!”

 

좋은 선생님은 좋은 수업이 단순히 지식이 전달되는 과정만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선생님이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지금 마주한 사람들이다. 내가 지금 상대하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이며 이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그들의 뇌는 현재 아이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있고, 따라서 리모델링 되는 집처럼 많은 것들이 망가지고 엉켜있다. 잠은 유아기 수준으로 많이 잔다.

어떤 전선줄은 끊겨 있고, 물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어요. 재정비를 위해 마룻바닥을 뜯어낸 상태일 수도 있는 거죠. 그곳을 잘못 내디디면 어디서 쿵 하고 철거물들과 부딪칠 수 있는 방이에요. 아침엔 어머니, 할머니는 제가 잘 보살펴 드릴게요!” 하다가, 저녁에는 엄마가 내게 해준 게 뭐가 있다고 그래?” 하면서 문을 쿵 하고 닫아버리는 게 청소년이에요. 그 마음을 먼저 이해하고 나서야 청소년들과 수업을 진행하실 수 있어요.”

황주미 강사의 수업은 경험 많은 선생님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실전으로 벌어지는 수업 현장을 이곳 학생들보다 훨씬 더 많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경험은 늙지 않지만(이 문구는 성동50플러스센터 너른 배움터 벽에 붙어있다)”, 많은 경험이 곧 제대로 된 수업을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경험의 선배들은 지금 자신이 길렀던 자식들과 기존의 지식-경험들을 다시 들여다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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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은 스킬과 마음이 모두 필요하다. 시작은 부드럽게 시민기자단 원동업 기자 

 

 

감정 들여다보고 돌본다. 지식도 행복도 거기서 온다

 

여기 독서심리감정코칭지도사 2급 과정 도전자들이 모인 이 수업에서 그림책은 수업의 중심에 있다. 이날은 앤서니 브라운의 책 행복한 미술관이 교재였다. 학생들 열다섯 쯤이 화면에 펼쳐진 그림책 안의 그림에 몰두했다. 처음엔 똑같은 듯 보였던 두 개의 그림은 차이점들이 차츰 드러났다. 보여지는 대로가 아니라, 그 안에 숨겨졌던 비밀을 찾아내어 토론의 꺼리로 삼을 수 있는 힘. 그것을 키우고 연습하는 것이 수업의 요체였다.

 

학생들은 곧 삼삼오오 짝을 지어서 모였다. ‘지도사과정을 통과하기 위해 강의 시연을 해야한다. 수업안을 짤 수 있어야 하고, 그 안에서 논리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효과가 있음을 직접 입증해야 한다.

 

첫 조 잇찌팀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수업할 계획이다. 팀 이름 잇찌는 존재(being)한다’, ‘거기 있다는 뜻이다. 살아있다는 것》 《왼손에게》 《바다로 간 코르크세 권의 책을 일단 고르고 이야기 나누고 있다. 청소년은 어떤 문제 상황에 있는가? 그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가? 황주미 강사님의 수업안을 가이드 삼아 이들은 자신의 경험을 재구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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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잇찌 팀이 수업준비를 하는 모습 시민기자단 원동업 기자 

 

 

둘째 조는 무지개빛깔로 자신들의 팀이름을 정했다. 수업 대상인 아동들이 가지고 있는 각각의 개성을 힘껏 존중하겠다는 취지다. 가시 소년은 이를 위한 도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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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_무지개빛깔로 팀이름을 정한 이유는 다양성의 인정에 있다 시민기자단 원동업 기자 

 

 

셋째 조는 이름을 감정 테라피로 할까, 아니면 헬로 맘으로 할까 고민중이다. 헬로 맘은 엄마의 마음과 마음의 중의적 뜻을 가지니 살짝 그리로 기울었다. 아이의 부모 등 주로 성인을 대상으로 할 책으로는 슬픔을 치료해주는 비밀 책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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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_책은 슬픔도 치료하게 해준다 시민기자단 원동업 기자 

 

 

넷째 조는 책을 마음 수업으로 골랐고, 모임의 이름도 마음수업으로 할까 의견을 모았다. 자신들과 비슷한 또래의 시니어를 위한 수업에는 감정카드도 보완해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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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_마음수업의 첫 대상은 이들 자신이다 시민기자단 원동업 기자 

 

 

황혼에 바쁜 새는 흔히 측은한 대상이 된다.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인상이기 때문이다. ‘내일은 꼭 집을 지어야지란 새도 있다. 밤에 추위가 다가오면 미처 집을 준비하지 못한 채 오들오들 떨며 하는 후회한단다. 하지만 이들 학생들의 바쁨은 달라보였다. ‘꿈이 있으면 늙지 않는다는 말이 이들의 모습에 겹쳐졌다. “교육은 불을 붙이는 것이지 (물을 부어) 그릇을 채우는 것이 아니다라고 플라톤은 말했다. 불이 붙은 이 선생님들은 하나의 성냥들. 이들이 붙여갈 감정의 불, 교육의 불이 내내 고대됐다. 다음은 황주미 강사와의 일문일답.

 

코로나 기간 동안 감정-심리 크게 손상돼 회복 시급

 

- 수업 이름이 독서심리감정코칭지도사 과정이다. 중심에 감정과 심리가 있다. 현장에서 느끼는 필요성은?

언제나 감정은 인간에게 중요한 기저를 이룬다. 코로나 3년의 기간 동안에 그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입을 보지 못하고 살아온 시간 동안 요양원 안의 노인들은 치매가 훨씬 더 악화 됐다. 핚교에서는 수칙 전달도 어려웠다. 학교가 무너지는 현재의 상황도 의사소통의 단절과 집단적인 불소통이 원인이 된다. 이 수업의 메리트가 큰 이유다.”

 

- 정서와 감정은 어떻게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나?

학습은 흔히 지적인 영역에서만 본다. 실제로는 정서적인 측면에서의 안정, 호기심 같은 부분이 채워지지 않으면 지적인 부분의 능력 역시 저하된다. 아이들의 잠재 능력을 끌어내고 그들이 나아가려면 학부모와 교사가 그들의 감정을 편안하게 해주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 어르신들은 말할 것도 없고. 외관상 멀쩡하고 직장도 잘 다니는 20~30대의 청년들도 감정적인 부분에 대한 호소가 많이 늘었다. 까닭 없는 공허감과 불안이 커졌다. ? 내가 왜 이러지? 하고 도움을 청하는 이들이 많다. 시급히 돌보고 치유해야 한다.”

 

- 독서도 이 수업의 또다른 축이다. 그림책을 많이 활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유는?

“2급 지도사는 그림책 위주고, 1급에서는 영화, 드라마 등 미디어도 다양하게 활용한다. 수강생들은 이미 준비가 많이 된 분들도 있고, 책 자체가 낯선 분들도 있다. 편차가 큰 이런 분들이 모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교재가 그림책이다. 그림책은 글과 그림 사이의 여백의 미가 있다. 자연스럽게 모두가 개입하게 된다. 그림책엔 다양한 사람과 세상도 들어있다. 현장에서의 만족도는 굉장히 높다. 그림책의 발견이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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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미 강사 자신도 수학과 독서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자산으로 삼았다 시민기자단 원동업 기자 

 

 

자신의 강점과 장점 기초해 지도사의 길 찾아야

 

- 유아 아동, 청소년, 성인 그리고 시니어 등 4 분야로 수강 대상을 나누어서 준비를 하더라. 각 대상에 적절한 그림책을 한번 추천해 주신다면?

유아-아동은 내 감정에 이름을 붙여봐, 청소년에겐 내 이름은 자가주성인에겐 방긋 아가씨그리고 시니어에겐 인생을 지금을 말씀드리고 싶다. 미국에서 150조를 투자해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교육이 사회정서교육이다. ‘무드 메터(mood meter) 같은 색상표를 활용하면서 사회적 정서를 안정되게 함양하는 데 주력한다. 수업에는 준비된 부교재와 자료들도 같이 활용한다.”

 

- 우리나라 시니어들의 경우 특히나 정서-감정 인지에 둔감하거나 표현에 서툴다. 이런 분들이 짧은 교육을 통해서 타인을 가르치는 일이 가능할까?

쉽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스스로 가지고 있는 재능과 강점에 기초해서 준비를 해보시라고 권한다. 50~60대가 되면 여성들은 갱년기를 겪으면서 사회적 인정을 받지 못했다는 마음에 서운해 한다. 남성들도 치열하게 살아온 데 대한 자부심을 알아주지 않는 데 대해 좌절한다. 표현을 못 하였을 뿐 감정이 없는 게 아니다. 독서가 기본이지만 자신의 강점과 장점에 대해 발견하고 이를 토대로 수업을 준비하시도록 권한다. 원예에 관심이 많을 수도 있고, 여행이나 언어에 강점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런 부분들을 서로 이야기하면서 발굴한다. 열성에 더해서 연륜이 있으신 분들이라 대부분 맡겨진 역할을 해내신다. 훌륭하게.”

 

시험을 마치면 이들은 작은 공간에서의 연습과 피드백을 거쳐 차츰차츰 현장에 나갈 준비를 하게 된다. 함께 길을 준비하는 도반들과 지속적인 소통도 한다. 가르침은 가장 큰 배움이기도 하다. 가르침에 나서는 중장년층들은 그 수업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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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침은 최고의 배움이다 시민기자단 원동업 기자 

 

 

 

 

 

시민기자단 원동업 기자(iskarma@dua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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